[단독] 예스코 수상한 투자..금감원, 회계감리 착수
대규모 투자후 560억 손실
사측 "장부에 손실 반영"
예스코홀딩스가 대주주 일가의 미국과 싱가포르 스타트업 등에 지분투자를 했다가 560억원을 손실 처리했는데, 그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회계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LS그룹 관계회사인 예스코홀딩스는 도시가스회사인 예스코(옛 극동도시가스)를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스코홀딩스가 2016~2017년 LS 일가 3세이자 장손인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가 주요 주주로 있는 싱가포르 투자회사 '에이 어니스트비', 미국 음성 인식 스타트업인 '에바오토메이션' 등에 투자한 후 560억원을 손실 처리했는데, 금융감독원이 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예스코홀딩스는 구본웅 대표의 삼촌인 구자철 회장이 이끌고 있었다. 구본웅 대표의 아버지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구자철 회장의 친형이다.
구본웅 대표와 공동투자에 나섰던 예스코홀딩스는 2019년 말에 기존 2018년 재무제표를 재작성하는 형태로 투자원금 560억원을 감액 처리했다. 예스코홀딩스의 외부감사 과정에서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 평가 문제가 사후에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를 수정하고 나서 예스코홀딩스는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받았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예스코홀딩스가 투자자산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고 회계장부에 반영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회사는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투자 손실을 감액하고 외부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금감원, 회계감리 착수
2016년부터 투자…560억 손실
외부감사 지적에 뒷북 회계처리
2019년에 전년도 재무제표 손봐
실적 변동 크지않았던 작년에도
수백억원대 금융투자 손실 반영
구자철 회장 사임에 영향준 듯
도시가스회사 예스코의 지주사인 예스코홀딩스는 구 대표가 초기 투자했던 미국 음성인식 스타트업인 에바 오토메이션에 2016년 160억원, 싱가포르 배달 스타트업인 에이 어니스트비에 2017년 200억원 등을 함께 투자한 뒤에 상각하는 등 2018년 재무제표에서 총 560억원을 손실처리했다. 특히 이러한 회계장부 정정이 2019년 말에 이뤄지면서 기존에 2018년 수백억 원대 순이익이 돌연 360억원 순손실로 뒤바뀌었다.
금융감독원은 이 과정에서 투자 지분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했는지 회계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스코홀딩스는 2019년 말에 투자손실 부분을 바로잡았지만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예스코홀딩스는 2019년 2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다시 514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이러한 실적 악화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종속회사 손익 악화에 이어 금융상품 공정가치 평가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업실적과 무관한 투자 지분 관련 손실이 반영된 것이다.
예스코홀딩스는 LS그룹 지주회사 울타리 밖에 위치한 관계회사로서 도시가스회사인 예스코를 거느리며 안정적인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로 인해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예스코홀딩스는 사업보고서에서 "감사인이 2019년 말에 당사 내부회계관리제도에서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 등과 관련된 중요한 오류를 재무제표에 적절히 기록하지 않는 등 중요한 취약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또 예스코홀딩스는 "금융상품에 대한 평가 등에 대한 오류가 당기에 발견되었으며 비교 표시된 전년도 재무제표는 이러한 수정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소급해 재작성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격적으로 손실처리된 부분은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407억원, 유형자산손상 114억원, 영업권손상 141억원 등 약 560억원이다.
이에 대해 LS 측은 "예스코홀딩스가 투자했던 회사들이 어려워지면서 투자원금을 감액하기 위해 2019년 말에 2018년 재무제표를 재작성했다"며 "두 회계연도 모두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스코홀딩스가 구본웅 대표의 과거 투자 성과를 충분히 검토해 관련 지분에 투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LS그룹 초대 회장을 지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장남인 구본웅 대표를 구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인 벤처사업가로 주목받던 구본웅 대표는 최근 투자 실패에 이어 각종 소송 현안을 처리하느라 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홍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LS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고 나섰다. LS 일가 장자라는 상징성에도 보유 지분을 정리해 사실상 구본웅 대표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려는 조치로 해석되기도 한다. 구 회장은 지난 3일 예스코홀딩스 지분 21만5911주(지분율 3.6%), 구본웅 대표는 2만2897주(0.38%), 구 회장의 장녀 구나윤 씨는 8000주(0.13%)를 전량 장외매도했다. 처분금액은 80억원 수준이다.
이로써 구자홍 회장 일가는 예스코홀딩스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앞서 구자홍 회장은 작년 말 지주회사인 LS 보유 주식 70만주도 500억여 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구자홍 회장과 구본웅 대표는 앞으로 LS그룹 경영과는 거리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구자홍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자홍 회장의 지분 관계 정리와 계열사 및 관계회사 경영실적을 계기로 LS그룹 세대교체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번에 적자전환한 예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차기 LS그룹 회장으로 '내정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다. 재계에선 2003년 LS그룹 출범 이후 구자은 회장이 구자홍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으로부터 사촌경영 전통을 이어받아 올해 말이면 3대 총수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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