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외가로, 아빠는 친가로..올 설날 '이산가족'
5인이상 집합금지 준수 위해
명문 종갓집도 '차례 간소화'
음식 양 줄이고 인원 최소로
휴양지역 숙박시설은 풀예약
당국, 진단검사 등 방역 강화
◆ 코로나 설 新풍속도 ◆
퇴계 후손인 이택원 씨(72)는 "몸을 온전히 보전하는 것이 조상에 대한 제일 큰 효도라고 생각한다"며 "차례를 지낼 때도 마스크를 다 착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풍산 류씨 종택 4곳이 있는 안동 하회마을도 올해는 각 종택에서 오전 11시에 4명 정도만 모여 한 번만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
자녀들의 친가와 외가가 수도권에 있는 직장인 김윤건 씨(40)는 올해 설에 '랜선 세배'를 하기로 했다. 거주지가 다르면 5인 이상이 모이기 힘들기 때문에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마음을 전하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1년 가까이 원격수업을 접한 자녀들이 노트북PC 모니터를 통해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세배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고 얘기한 것도 결정에 큰 역할을 했다.
양가 부모님 역시 "코로나19가 잦아들 때 보면 된다"는 덕담을 건넸다.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지만, 방역 지침을 준수한다는 생각에 일가친척이 모두 '따로 또 같이'를 감내하는 셈이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가 올해 설날 풍경을 확연히 바꾸고 있다.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인해 물리적 만남을 자제하자는 사회 분위기가 한 해 중 가장 큰 명절에까지 미치면서다.
여기에는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크게 작용했다. 이를 준수하기 위해 이산가족이 되는 사례도 있다. 서울 목동에 사는 주부 이 모씨는 올해 설에 가족이 나눠서 친가·외가에 가기로 했다. 자신과 초등학생 딸은 친정에서, 남편과 초등학생 아들은 시댁에서 각자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여느 때면 일가친척이 모두 모이는 설이지만 올해는 가족이 흩어지는 명절이 된 것이다.
시간 차 방문이라는 방식도 생겨났다. 울산에 사는 직장인 김 모씨는 시간 차를 두고 부부만 부모님 집을 찾기로 했다. 삼남매인 김씨는 큰형이 설날 당일 아침에 차례를 지낸 뒤 떠나면 오후에 가기로 했다. 막내 여동생은 다음날인 13일 부모님 집을 찾을 예정이다. 김씨는 "부모님은 아예 오지 말라고 하지만 설날이라 세배는 해야겠다고 생각해 형제들끼리 규칙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일부 휴양지는 벌써부터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고향 집에 방문하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나흘 동안 이어지는 연휴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는 연휴 동안 14만3000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중문 일대 신라호텔 등은 객실 예약이 마감됐다. 부산 주요 특급호텔들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따라 객실의 3분의 2 수준만 운영 가능한데, 대부분 예약률 50~60%를 기록하고 있다. 설날 당일인 12일은 부산 주요 특급호텔 대부분이 이미 만실이다. 강릉 지역 주요 호텔과 리조트 역시 설 연휴에 대부분 만실로 빈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사정이 이렇자, 부산 해운대구는 관광시설 비상 상황반을 운영해 하루 74명을 배치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계도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일 때만 방문하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박동민 기자 / 우성덕 기자 / 이상헌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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