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개 '우주 쓰레기' 청소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

정민하 기자 2021. 2. 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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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이후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약 1만개에 달한다. 여기에 스페이스 X, 아마존, 애플, 한화(000880)·한국항공우주(047810)(KAI)·LIG넥스원(079550)등 국내외 업체가 소형 위성 산업에 뛰어들면서 2030년쯤엔 위성 수가 4만60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궤도에는 인공위성만 돌고 있지 않고, 고장난 위성이나 이들에게서 떨어져 나온 파편인 ‘우주 쓰레기’ 1억개가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 앞으로 우주 쓰레기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우주 쓰레기 청소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1950년대 지구 궤도엔 아무 물체도 없었지만, 현재는 위성과 우주폐기물로 빼곡하다. /애스트로스케일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상에서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는 기술부터 직접 우주로 가 쓰레기를 수거하는 기술까지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총알보다 10배가량 빠른 초속 7~8㎞ 속도로 지구를 도는 우주 쓰레기는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 및 우주선을 쏘아 올리거나 운용하는데 위협적인 존재다.

추락하는 인공위성이 지상 100㎞ 이내로 진입하면 별똥별처럼 점화해 소멸하지만, 1000㎞ 고도를 도는 우주 쓰레기가 그렇게 소멸하려면 100년 이상 걸린다. 우주 쓰레기를 직접 수거해 처리하는 방법이 최선인 셈이다.

정부는 최근 ‘2021년도 우주 위험대비 시행계획’을 통해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주물체의 추락·충돌 등 우주위험에 대비한 범부처 통합 대응체계 구축 ▲우주위험 사전 감시예방을 위한 기술 개발 ▲우주위험 대비 기반 확충 등을 위해 올해 약 130억원(국방부 예산 제외)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엔 ‘우주 쓰레기 경감을 위한 우주비행체 개발 및 운용 권고안’을 내놓았다. 권고안에는 ▲위성·발사체의 파열을 최소화할 설계 ▲충돌 위험 발생 때 회피할 수 있는 기술 등 위성·발사체의 개발·운용에 적용할 기술적 내용이 담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금은 권고안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우주 선진국처럼 쓰레기를 포집하는 기술 등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으로는 한화시스템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우주 거리 측정 레이저 기술 ▲정밀 궤도 예측 기술 ▲천체망원경과 유사하게 큰 렌즈를 통해 우주 물체를 관측할 수 있는 대구경 광학계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방위산업기술지원센터가 관리하는 산학연 주관 연구개발사업인 `차세대 우주물체 정밀추적 식별 및 능동대응 기술개발` 과제 연구개발 주관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레이저를 이용해 우주 물체를 추적하는 기술을 구현한 이미지. /한화시스템 제공

러시아 우주 스타트업 ‘스타트로켓’은 ‘폴리머 폼’이라는 끈끈한 물질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위성을 개발 중이다. 50㎏짜리 원통형 위성을 쏘아 올린 뒤 우주 쓰레기가 모여 있는 곳에 폴리머 폼을 거미줄처럼 방출한다. 이후 폴리머 폼에 붙은 우주 쓰레기와 함께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쓰레기들을 태우는 방식으로 제거한다. 빠르면 오는 2023년 발사가 목표다.

스위스 스타트업 ‘클리어스페이스’가 개발한 로봇은 4개의 발을 뻗어 우주 쓰레기를 감싸 쥐고 대기권으로 진입해 소각한다. 발사 목표는 2025년으로, 유럽우주국(ESA)과 지난 2019년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일본 기업 ‘애스트로스케일’은 회사 슬로건을 아예 ‘우주 청소부(Space Sweepers)’로 세웠다. 로봇 위성을 쏘아 올린 뒤 접착제를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달라붙게 하는 기술 등을 개발해 1억9100만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받았다. 글로벌 우주 궤도 스타트업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투자다. 일본의 위성통신 회사인 스카이 퍼펙트 JSAT은 먼 거리에서 레이저를 쏘아 우주에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를 대기권으로 떨어지게 하는 위성을 2026년까지 개발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애스트로스케일의 ‘청소부’ 로봇 위성이 우주 폐기물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모습의 가상그래픽. /애스트로스케일 제공

방산업계 관계자는 "대형 위성 시장은 선진국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최근 한화그룹이 소형 인공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099320)를 인수하는 등 중·소형 위성을 중심으로 항공우주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면서 "인공위성으로 발생한 우주 쓰레기 처리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 만큼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 및 지원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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