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끊긴 20대 '쓰레기 줍기' 공공근로 노인들과 일자리 경쟁
"작년엔 신청하면 다됐는데.."
5060은 물론 청년까지 몰리자
공공일자리 구하기 쉽지않아
발열 체크 방역일자리도 인기
공고 나오면 수십대 1 훌쩍
올해 모집 공공근로 6만3천개
상반기에 60~70% 조기 채용
◆ 최악의 고용쇼크 ◆
김씨는 "작년 희망일자리 사업은 신청만 하면 할 수 있었는데, 올해 공공근로 자리는 구하기 쉽지 않다"며 "사무보조는 20대 경쟁률이 치열할 것 같아 1순위에 쓰레기 수거를 선택했는데, 주변 친구들도 그렇게 적은 애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 울산시가 모집한 공공근로(1차)에는 427명 모집에 4883명이 신청해 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7대1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 중 20대는 306명으로 작년 동기 87명보다 세 배 이상 급증했다.
10일 전국 광역지자체에 따르면 경기 침체 대책으로 공공일자리 확대에 나섰지만,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공공일자리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취업은커녕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못 구한 20대가 공공일자리에 대거 몰리는 바람에 50·60대와 일자리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올 한 해 지자체가 모집하는 공공일자리는 총 6만3144개(전북 제외) 규모다. 공공일자리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하는 공공근로, 행정안전부의 보조를 받는 지역공동체일자리와 지역방역일자리 등을 포함한 것이다. 쓰레기 줍기, 공공시설 정비, 방역, 사무보조 등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다.
최근 역대 최대 공공근로 사업 신청자가 몰린 대구시는 올해 공공근로 채용 목표 인원 3000명을 1차 공공근로 사업에서 모두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의 올해 1차 공공근로 신청자 수는 1만3229명으로 지난해 4144명의 3배에 달했다. 2005년 대구시가 자체 공공근로 사업을 시행한 이후 가장 많았다. 당초 대구시는 올해 공공근로 인원을 3차에 걸쳐 3000명 채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차 신청 접수 결과 예상을 뛰어넘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일자리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판단해 올해 목표한 인원을 한꺼번에 채용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에 따른 고용 한파로 저소득층 취업난이 심각해졌다"며 "공공일자리를 더 확대하기 위해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공공근로(안심일자리) 6378개, 지역방역일자리 1726개, 지역공동체일자리 833개 등 상반기에만 8937개의 공공일자리를 공급한다. 장기 실업자, 노인, 장애인 등 취업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근로 일자리의 70%는 상반기에 조기 채용한다. 당초 상반기 계획은 전체 공공근로 일자리의 50%인 4378명을 채용할 예정이었으나 고용 상황이 악화돼 2000개 일자리를 추가로 마련했다. 전체 1004억원 중 상반기에만 590억원(58%)이 투입될 예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만들어진 지역방역일자리는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 일자리는 관공서 등에서 발열 검사와 출입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임시 일자리지만 경쟁률은 치열하다. 인천 남동구 방역일자리에는 60명 모집에 999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6대1에 달했다. 인천 부평구의 방역일자리도 70명 모집에 780명이 지원해 1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울산 남구도 83명 모집에 805명이 지원했다. 울산 남구 관계자는 "50·60대가 481명 지원해 가장 많았지만 20대도 95명이나 지원했다"며 "하루 4시간 발열 체크하는 단순 업무에 100명 가까운 청년들이 지원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도 최근 모집한 상반기 공공일자리 사업에 6412명이나 몰렸다. 678명을 뽑았으니 경쟁률이 10대1에 육박했다. 이경우 울산연구원 혁신성장연구실장은 "공공일자리에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은 민간 영역의 일자리 상황이 열악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대현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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