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심판 '합헌' 결정..하원, '내란선동' 혐의 부각

상원에서 56표 '합헌' 판단..이르면 14일 이후 탄핵안 표결
하원, 트럼프 지지자 '의회난입' 영상 틀어..트럼프 책임 부각

(시사저널=서지민 객원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의회난입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탄핵심판에 부쳐졌다. 사진은 1월6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건물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탄핵심판 자체는 헌법에 합치한다는 것이다.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선동 혐의를 부각했고, 탄핵안은 이르면 14일 이후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치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의 쟁점은 탄핵심판의 합헌 여부였다.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선동 혐의를 부각하며, 탄핵심판 대상임을 강조했다. 

탄핵소추위원단을 이끄는 제이미 라스킨 민주당 의원은 심판 개시 직후 13분 분량으로 편집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영상을 틀었다. 영상은 의회 난입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의회로 가자"고 독려하는 내용으로 시작됐다. 이후 지지자들은 의회로 몰려가, 경찰에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폭동을 일으키는 시위대 모습이 가감 없이 담겼다.

라스킨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짓을 해서 탄핵소추된 것"이라며 "이게 탄핵감이 아니라면, 탄핵감인 사안이 무엇인가"라고 강조했다. 첫 탄핵심리에서 틀어진 이 영상은 NBC·CNN 등 각종 방송사에서 실시간 중계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됐다. 

2월9일(현지 시각)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사진은 전날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장인 제이미 리스킨 하원의원이 소추위원들을 이끌고 상원으로 향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해당 영상에 대해 적극 방어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은 표현의 자유로 보장되는 수준의 정치적 연설로, 내란선동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탄핵안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데이비드 쇼언 변호사는 "많은 미국인들은 이번 탄핵심판이 당파적 정치인들이 정계에서 트럼프를 제거하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7400만여 명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탄핵심리는 탄핵소추위원단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으로 4시간에 걸쳐 이어졌다. 

토론 이후 이뤄진 상원의 표결에서는 탄핵심판이 합헌이라는 표가 56표, 반대가 44표가 나왔다. 공화당에서도 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의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트럼프 변호인단이 설득력 있게 주장하지 못했다며 기존의 '반대' 입장을 '합헌'으로 선회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합헌'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10일부터는 본격적으로 탄핵안 심리가 시작된다. 탄핵소추위원과 트럼프 변호인단은 각각 16시간씩 변론 기회를 얻게 된다. 심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르면 오는 14일 이후부터 상원의 탄핵안 표결이 가능해진다. 상원(민주 50명·공화 50명)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탄핵안이 가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직을 박탈할 수는 없지만, 탄핵안이 가결되면 피선거권 박탈에 대한 표결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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