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사격에도 승려·공무원 등 닷새째 거리로..경찰 수십명 합류

김남권 2021. 2.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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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9일 시위대를 상대로 실탄 사격을 가해 유혈 사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10일 미얀마 곳곳에서는 닷새째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총격을 받은 한 시위 참가자가 사경을 헤매는 가운데 정부 부처 공무원은 물론 일선 경찰까지 항의 시위에 가담하면서 군부에 대한 반발과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전날에도 네피도와 중부 마그웨 지역에서도 경찰 각각 1명과 4명이 시위대에 합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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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 "근무 거부"..'세손가락 경례' 경찰, 군정 민심 이반 상징?
군정, 강경대응 '자제 모드'.."실탄 피격 시위대 생명유지 장치 의존"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 경례'하며 시위대 합류한 미얀마 까야주 경찰들. [미얀마 나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경찰이 지난 9일 시위대를 상대로 실탄 사격을 가해 유혈 사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10일 미얀마 곳곳에서는 닷새째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총격을 받은 한 시위 참가자가 사경을 헤매는 가운데 정부 부처 공무원은 물론 일선 경찰까지 항의 시위에 가담하면서 군부에 대한 반발과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시위대가 여러 지역에서 행진했다.

정부 부처가 집중된 네피도에서는 여러 부처의 유니폼을 입은 공무원 수백 명이 "사무실로 가지 마라, 우리 자신을 해방하자"라고 외치면서 '시민 불복종' 운동 참여를 촉구했다.

또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사진을 들고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도 외쳤다.

공무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시위에 참여한 것은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공직자들에 대해 정치에 휩쓸리지 말라고 촉구한 데 대한 저항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에 동참한 만달레이 사찰의 승려들. [미얀마 나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양곤은 물론 만달레이의 유명 사찰의 승려들도 이날 쿠데타 규탄 시위에 나섰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보도했다.

미얀마에서 불교 승려들은 군정에 반대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사프란 혁명'으로 불리는 이 시위 과정에서 수백 명 이상이 군부 강경 진압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곤 미 대사관 앞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미얀마 교사들. 2021.2.10 [EPA=연합뉴스]

교사들도 양곤의 미 대사관 앞에 모여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나우는 또 동부 까야주에서 남녀 경찰 수십 명이 시위대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리는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국민 편이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시위대의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에도 네피도와 중부 마그웨 지역에서도 경찰 각각 1명과 4명이 시위대에 합류한 바 있다.

소수에 불과하지만, 일부 경찰이 시위대에 이틀째 합류하면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이고 있는 네피도 한 병원을 급급한 군인들. [미얀마 나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날 여러 지역에서 실탄은 물론, 물대포와 고무탄, 최루탄 등으로 강경 대응했던 군정은 이날 오전까지는 '자제 모드'를 보였다.

현지 언론과 SNS에도 강경 진압과 관련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한 현지 매체는 군이 오전 네피도의 한 병원을 급습했다고 전했다.

이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군이 의료진을 체포했는지 여부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전날 밤에는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양곤 당사에 들이닥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한편 전날 경찰의 실탄 발포로 머리를 다쳐 네피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19세 여성 시위 참가자는 여전히 중태로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미얀마 나우가 의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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