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어시장 간 김정숙 "너무 많이 샀나"..文 "완전히 구매본능"
김정숙 여사 관저서 용기 직접 챙겨..젓갈 쪽방촌 주민에 전달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오늘 한꺼번에 너무 많이 산 거 아닌가."(김정숙 여사)
"완전히 구매본능이 있어서…."(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설 명절에 사용할 생선 등 물품을 직접 구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김정숙 여사와 함께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아 약 40분간 장보기를 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17년 3월 화재로 소실된 지 3년9개월만에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지난해 12월 재개장한 곳으로 문 대통령은 화재 발생 당시 후보자 신분으로 찾은 바 있다.
화재 이후 소래포구 상인들은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지방특별교부세와 지방정부 재원을 통해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신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전통시장으로 공식 인정받아 40년간의 무허가 딱지를 떼고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 사용 및 정부의 각종 시장 활성화 사업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먼저 문 대통령 부부는 시장 입구에서 우선희 상인회 회장을 만나 화재 이후 새 건물이 지어지기까지 그간 상인들이 겪은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우 회장은 "여기 점포가 340여개 정도 되는 데 발 빠르게 움직여 어디 세를 얻어 장사하신 분도 있지만 남은 분들은 지방에서 노동을 하기도 했다"며 "저부터도 평일에는 사무실 일을 나가고, 주말에는 알바를 나와서 생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제는 새로 출발했으니까 잘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장바구니 카트를 직접 끌며 어시장 곳곳을 둘러봤다. 김 여사는 에코백을 들고 이동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가장 먼저 들른 상점은 화재 이후 소래포구 어시장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상인이 주인으로 있는 태평양상회였다. 화재 당시 상인회장이었던 이 상인은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안부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제일 좋은 자리를 뽑으셨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자 상인은 "그 때 오셔서 위로해주고 격려해주셔서 저희 집 잘 지어서 추첨을 했는데, 마침 이 자리를 잘 뽑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이에 "3년 넘게 고생했지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김 여사도 "12월에 개장했는데 현대식이고 또 장사하신다고 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점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아직 새로 개장한지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고 하자 상인은 "그렇다. 홍보 좀 부탁드린다. 젊은이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문 대통령은 가는 상점마다 "요즘 장사가 잘 되나", "화재에서 이제는 안전한가"라고 물으며 현장 목소리를 경청했다. 또 "많이 파세요", "수고가 많으시다", "고생 많았다" 등 격려도 잊지 않았다.
장보는 동안 상인들과 시민들은 곳곳에서 "건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외치며 문 대통령에 인사를 건넸고, 문 대통령은 주먹 인사를 나누거나 손 하트 포즈를 취하는 식으로 화답했다.
한 상점에서는 김 여사가 소래포구 시장을 오이도시장으로 잘못 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김 여사가 "구정 대목에 장사하는데 오이도는 개장했는데 마음이 아파 일부러 왔다"고 말하자 한 상인이 "오이도라고 하면 오이도 선전해주는 것 아닌가. 여긴 소래포구"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 부부는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면서 문어, 명란젓, 피조개, 꽃게 등 해산물을 온누리상품권으로 대량 구매했다. 특히,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 함께 돌면서 수산물 가격을 묻고 직접 만져보는 등 세심히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에 문 대통령은 김 여사가 '구매본능'이 있다고 언급,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런 데 와서 좋은 물건을 많이 사서 식구들이 잘 먹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는 그린피스가 진행하는 '용기내 캠페인'(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물건 구매 시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자는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날 관저에 있는 용기를 직접 가져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부부가 산 젓갈 100여 세트 등을 인천 만석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명절 선물로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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