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걱정이 먼저" 한산한 부산역..전통시장은 대목 '실종'
열차 좌석 공급 절반으로 줄어도 예매율 80%에 그쳐
"코로나 걱정에 안 간다", "가족도 4명만 모이기로" 시민들 방역 수칙 준수 노력
전통시장 상인들 "방문객은 평소보다 많지만, 매출은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 한숨
고속도로 교통량도 지난해 설 대비 14.1% 감소 예상
이날 낮 부산역 2층 매표소. 명절이면 표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길에 늘어서던 곳이지만, 이날은 오히려 평소보다도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곳곳에 설치된 무인 발매기도 찾는 사람이 없어, 안내 인력과 통제선 등 질서 유지를 위한 노력이 무색해질 정도였다.
빈자리를 찾기 힘들던 벤치는 오히려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비어 있었다. 가족을 만나거나 떠나보내는 인사로 가득하던 승강장 출입구도 조용했다. 실내 카페나 식당, 기념품 판매점도 이따금 한두 사람이 찾을 뿐, 대부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 역시 설 명절 귀향길을 포기하고 가족과 만남을 미루는 등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고향에 가는 시민들도 방문 일정을 최소화하거나 5인 미만으로 가족 모임을 하는 등 코로나 예방 수칙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고향인 대구를 방문한다는 직장인 정미현(30·여)씨는 "지난해 추석에도 고향에 가지 못해 이번에는 부모님을 만나려고 올라가는 길이다. 가족이 5명이라 다 모일 수가 없어서, 지난해에 방문했던 동생은 오지 않기로 했다"라며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가족 모두가 모일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서준(20)씨는 "올해 설 연휴에는 친지들이 모이지 않기로 했다. 아무래도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정부 지침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자는 취지"라며 "대신 연휴를 앞두고 답답한 마음에 혼자 바람을 쐬고 돌아가는 길이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니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실제 열차 수송 인원도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코레일은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전체 열차 좌석 가운데 절반인 창 측 좌석만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날 정오 기준 전국 설 명절 열차 예매율은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부선과 호남선 상행은 각각 65%, 69% 예매율로 좌석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장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전성배(61)씨는 "방문객은 많이 늘었지만, 평소보다 붐빈다는 것뿐, 매출은 지난해 설에 비하면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다"라며 "오히려 지난해 추석보다도 장사가 안된다. 아무래도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가족들이 찾아오지 않으니, 물건을 사는 양도 줄어든 게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는 "부산경남 영업소 출구를 기준으로 한 올해 설 명절 하루 평균 교통량은 69만 4천 대 안팎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설 교통량 80만 7천 대 보다 14.1% 감소한 수치"라며 "다만 연휴가 길지 않은 만큼 외곽 방향은 11일 오전 11시에, 시내방향은 12일 오후 3시쯤 가장 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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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송호재 기자] songa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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