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시스템반도체 쌍끌이 호황..삼성·SK하이닉스 웃는다

박진우 기자 2021. 2. 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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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D램·낸드플래시 ‘슈퍼사이클’ 기대
세계 1·2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수혜 예상
車·모바일·디스플레이 반도체 성장폭 가팔라
삼성전자 M&A 대상도 관심 높아져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올해 들어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상승장으로 돌아섰고, 자동차·디스플레이용 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반도체 업계 전체가 ‘슈퍼사이클’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메모리·시스템반도체 두 분야에서 모두 세계 선두권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시장 호황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D램 전 분야에서 가격 상승이 목격되고 있다. 서버용 D램의 경우 전월보다 3~5% 가격이 올랐는데, 이 시장 큰손인 북미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향후 구매율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런 상승 흐름이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서버용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35~4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기별로는 2021년 1분기 3~8%, 2분기 8~13%, 3분기 10~15%, 4분기 5~10% 상승 흐름을 보인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서버용 D램 가격은 다른 D램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PC용 D램 역시 전달과 비교해 가격이 4.8~5.3%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용량이 작은 DDR4 8Gb의 경우 지난 한 주간 고정거래가격이 0.9%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현물거래 가격은 현재 24%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D램 또한 전분기보다 5% 이상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미 저점을 기록한 모바일 D램 가격의 상승세가 수 분기 동안 이어지며 D램 가격 전체에 수요 선순환을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모바일 D램 호조로 인해 D램 전반의 수요 선순환 사이클 유발이 예상된다"며 "서버용 D램 수요 재개가 임박한 만큼 각 분야에서 연쇄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상반기에는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다, 하반기부터는 반전이 예상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2분기 -3%에서 3분기 4%, 4분기 6%로 상승 반전할 것"이라며 "지난주 D램익스체인지도 올 2분기 낸드 고정거래가격 전망을 기존 5~10% 하락에서 보합세로 상향 조정했다"고 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전망 상향 조정의 이유로 노트북 PC 판매호조 등으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주문이 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SK하이닉스 뉴스룸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상승은 이 시장 세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큰 폭의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설비투자를 보수적으로 적용, 시장 호황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 두 회사는 올해 10나노급(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4세대(1a) D램의 양산에 돌입한다. 비록 시장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이들보다 앞서 4세대 D램 양산에 착수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에서 인정받는 건 출시 속도보다는 제품 자체의 신뢰성과 안정성"이라며 "누가 먼저 4세대 D램을 출시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D램 생산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급의 반도체 공장 M16을 최근 이천에 준공했다.

마이크론은 적층경쟁이 치열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먼저 176단 낸드플래시의 양산에 들어갔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큰 차이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올해 안에 176단 이상의 고적층 낸드플래시를 내놓고 시장의 선택을 기다릴 방침이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전략은 극자외선(EUV)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D램은 EUV 선제 도입을 통한 기술적 차별화를 가져가며, 낸드는 시설투자 증가를 통한 중장기 과점화 구도로의 전환으로 요약된다"며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서버용 SSD 점유율 확대로 ‘확고한 메모리 산업 2위 업체’로 가는 것이 현재의 목표로 판단된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 IC(집적회로·DDI),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CMOS(상보성 금속산화막 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다양한 분야의 반도체들이 공급 부족 현상을 겪어 이들을 만드는 두 회사의 실적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K 초고해상도 대형 디스플레이에 장착되는 DDI ‘S6CT93P’. /삼성전자 제공

특히 삼성전자는 DDI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1등을 유지하고 있다. 또 갤럭시S21의 출시로 모바일 AP와 CMOS 이미지센서 등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이 중국 우시 공장에서 200㎜(8인치) 웨이퍼를 활용, CMOS 이미지센서와 DDI, 전력반도체(PMIC) 등을 만들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8인치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이런 기회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 원가절감이 예상되는 중국(장쑤성 우시시 공장)으로 8인치 설비를 이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에 따라 삼성전자가 계획하고 있는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지난달 28일 2020년 연간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M&A 대상을 매우 신중히 검토해 왔다"며 "3년 내에 의미 있는 M&A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100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취약한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를 M&A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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