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끊이지 않는 극단적 선택, 해결 의지 없는 서울시

권승현 기자 2021. 2. 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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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근무하던 서울시 7급 공무원이 20대 젊은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서울시 공무원의 비극적 선택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한 2011년 10월부터 2018년까지 하위직 공무원만 1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사건을 접한 한 공무원은 "전국에 자살이 이렇게 잦은 조직은 없을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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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부 권승현 기자

지난 8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근무하던 서울시 7급 공무원이 20대 젊은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아직 그를 비극으로 몰아넣은 요인은 분명치 않다. 개인 신변 문제, 경직된 조직 문화 등 추측만 분분할 뿐이다. 다만, 이 직원은 직전 부서에서도 심리 불안정을 보여 시 차원의 관리·보호가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는 끝내 안타까운 결과를 막지 못했다.

서울시 공무원의 비극적 선택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충격적이지만 잊을 만하면 터진다고 표현할 만큼 자주 일어나고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한 2011년 10월부터 2018년까지 하위직 공무원만 1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사건을 접한 한 공무원은 “전국에 자살이 이렇게 잦은 조직은 없을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직원 마음건강 관리, 심리 검진, 직무 스트레스 전수 조사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행정국 내 인력개발과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시 공무원들은 근본적으로 조직 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승진이 확실한 자리로 이동하기 위해 평직원들은 실·국장에게 잘 보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명하복(上命下服)을 근간으로 한 경직된 조직 문화가 자리 잡았다. 원래는 고시 출신들 사이에서 시작된 악습이지만 하위직에도 고착됐다.

이에 따라 부당한 일을 겪어도 쉬쉬하고 홀로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성추행·성희롱·폭언·갑질 등을 공식 창구인 노동조합과 감사위원회에 신고해도 그때뿐이다. 피해자는 전전긍긍하며 외곽을 맴도는데 문제를 일으킨 간부나 직원은 고위 인사들과 학연·지연·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버젓이 요직에 배치되는 사례가 많아 정기인사철마다 뒷말이 무성한 것이 이제는 일상처럼 됐다.

이 같은 서울시 특유의 초(超)경직 조직 문화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서소문 청사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검사 문화 뺨친다”고 말했다. 과거 직원 자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서울시는 “새로운 직장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비극적인 상황으로 내몰리는 직원들의 절박함을 시가 외면해선 안 된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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