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큰' 김정숙 여사 "너무 많이 샀나"..文 "구매본능에" 웃음(종합)
온누리상품권으로 꽃게, 수산물, 젓갈, 굴 등 구입
쪽방촌 주민들에게 젓갈 100여 세트 '손 큰' 선물
靑 관저에서 쓰는 그릇 가져와 장본 물건 담아가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설 연휴를 앞두고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은 2017년 3월 대형 화재로 소실됐다가 3년 9개월 만에 재개장한 곳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대책 마련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인근 시장이 아닌 특별히 인천의 어시장을 찾은 것은 잿더미 속에서도 꿋꿋하게 다시 일어난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함이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어시장이 개장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4년 만에 다시 찾게 됐다.
문 대통령 부부는 설이나 추석 연휴 때면 직접 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지난해 추석 때는 서대문구 소재 전통시장을 찾아 장보기에 나섰다.
문 대통령 부부는 9곳의 점포를 샅샅이 둘러보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시장 상인들의 고충도 들었다.
소래포구 상인들은 대형 화재 이후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지방특별교부세와 지방정부 재원을 통해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신축해 현대식 시설을 구축했다.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전통시장으로 공식 인정받아 40년간의 무허가 딱지를 떼고 온누리상품권 사용 및 정부의 각종 시장 활성화 사업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문 대통령은 "와서 보니 현대식 건물로 새롭게 단장하니 축하드린다"며 "이제는 장사하기도 시설도 좋아졌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이제 새로 출발했으니 잘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시장 방문 당시 만났던 상인과도 다시 만나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문 대통령은 "3년 넘게 고생했지만 전화위복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위로를 건넸다.
김 여사는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수산물, 젓갈, 건어물, 꽃게 등을 구입했다. 문 대통령은 그 옆에서 빨간 장바구니 카트를 끌었다.
김 여사는 해산물 등을 고르며 "이것보다 좀 더 큰 건 없나요", "kg에 얼마인가요", "농어 좋아요?", "암게인가요" 등 꼼꼼히 물어보며 구매했다. 이를 보던 한 상인은 "물건 기똥차게 잘 고르신다"고 했다.
'손 큰' 김 여사의 면모도 보였다. 문어(5만원), 굴과 매생이(9만원), 김(2만원), 농어, 강도다리 등 생선(9만원), 꽃게(9만원), 피조개(3만원) 등을 대량 구입했다.
김 여사는 최근 '손 큰 할머니'로 변신에 어린이들에게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라는 제목의 구연 동화를 전한 바 있다.
김 여사 스스로도 "오늘 한꺼번에 너무 많이 산 거 아닌가"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문 대통령이 "완전히 구매본능이 있어서…"라고 받아치면서 주변의 웃움을 자아냈다. 김 여사는 "이런 데 와서 좋은 물건을 보면 많이 사서 식구들이 잘 먹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준비했던 온누리상품권이 모자라자 문 대통령이 "나 상품권 있다"며 주머니에 갖고 있던 상품권 봉투를 전달했다.
김 여사는 관저에서 사용하던 용기를 직접 가지고 와 꽃게 등 어시장 물건을 구매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감축 캠페인인 '용기 내 캠페인'에 동참하는 취지에서다. 김 여사는 또 자동차 폐시트로 만든 친환경 업사이클 제품 지갑을 사용하며 '탄소 중립'의 일상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장 보는 도중에는 소래포시장을 오이도시장으로 잘못 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김 여사가 "구정 대목에 장사하는데 오이도는 개장했는데 마음이 아파서 일부러 왔다"고 하자 한 상인이 "오이도가 아니고 소래포구"라고 정정했다. 김 여사도 "제가 오이도역으로 맨날 와서…"라고 말하며 유쾌한 웃음을 지었다.
문 대통령 부부가 구입한 젓갈 100여 세트는 13년째 아름다운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만석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명절 선물로 전달할 예정이다.
인천시 만석동 쪽방촌 주민 등은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을 담아 2008년부터 성금 87만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하는 등 13년째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시장에서 구매한 해산물 등을 설 명절기간 근무 중인 직원들을 위해 청와대 구내식당에 전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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