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실형에 직권남용 '줄고소' 우려..정치 수사 논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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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되면서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에 대한 줄고소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장관급 인사의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돼 실형(징역2년6개월)이 선고된 것은 김 전 장관이 처음이다.
법조계는 김 전 장관에게 내려진 실형이 문재인 정부 장관급 인사의 첫 직권남용 혐의 인정이라는 점에서 정권 말 고위공직자 직권남용 고소·고발이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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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대법원 판례 있지만 기준 더욱 세밀해져야"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되면서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에 대한 줄고소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장관급 인사의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돼 실형(징역2년6개월)이 선고된 것은 김 전 장관이 처음이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권 말 고위인사를 대상으로 한 직권남용 혐의 고소가 줄을 이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뇌물죄와 직권남용죄가 함께 포함돼 있어 검찰과 공수처 양쪽 모두 관련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전날 판결에 불복해 당일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과 향후 상고심에서 다툴 직권남용 혐의는 판례 부족 등의 이유 때문에 일선 판사들도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과정에서 직권남용 혐의 고소·고발이 크게 늘었다.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과 청와대 인사, 국회의원 등이 줄줄이 직권남용 혐의를 받았다.
김진욱 공수처장도 이날 "고위공직자의 직권남용 혐의 줄고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를 보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기준이 있지 않느냐"며 "대법원 판례가 있긴 한데 그게 세밀하게 (기준 등이) 정립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한 때에 해당한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조계는 김 전 장관에게 내려진 실형이 문재인 정부 장관급 인사의 첫 직권남용 혐의 인정이라는 점에서 정권 말 고위공직자 직권남용 고소·고발이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한다. 고위급 인사 연루 사건이 불거지면 직권남용 혐의 고소·고발이 공식처럼 이어지는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의 핵심 피의자인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보강수사 후 재청구를 검토 중이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 조국 전 민정수석 등도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했으며 최근에는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됐다.
법조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직권남용 사건이 급증하고 기소나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 대법원 판례로는 모호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직권남용 혐의의 남발에는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명백한 직권남용 행위는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문제는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를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할 경우 정치적 수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 변호사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부패 수사가 취지인데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까지 범죄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에 정치적 기구로 변질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은경 전 장관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입장을 내지 않은 반면 여당은 억울하고 안타깝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법원의 판단은 늘 존중받아야 하지만 이번 판결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에게 "김 전 장관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한 면이 있다"며 "변호인이 항소하겠다는 것을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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