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 자꾸 오라는데".. 설 앞두고 난감한 며느리들

김송이 기자 2021. 2. 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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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설 연휴 기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연장하고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했지만, 일부 부모들이 예년처럼 가족 모임을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며느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14일까지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방역대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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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설 연휴 기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연장하고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했지만, 일부 부모들이 예년처럼 가족 모임을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며느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둔 10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승강장에서 귀성객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오는 14일까지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방역대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직계가족이라도 다른 공간이나 지역에 떨어져 지내다가 5명 이상 모이면 안 되고, 적발될 경우 1인당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가족 모임을 통한 집단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 화천군 한 마을에서는 지난 5일 첫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이후 마을 주민 5명이 추가로 양성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서울에서 방문한 친척이 감염원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전남 순천시 가족모임과 울산·경북 가족모임에서도 각각 17명과 15명의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일부 부모들은 여전히 자녀들의 방문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직장인 이모(26)씨는 "부모님이 결혼하고 첫 명절인데 잠깐이라도 들러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라"라며 "설 연휴 내내 집에서만 있으려 했는데 한 곳만 갈 수도 없고 시댁과 친정을 모두 방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며느리 입장에서는 먼저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지난달 결혼한 강모(26)씨는 "시부모에게 코로나가 걱정돼서 안가겠다고 먼저 말할 수 있는 며느리가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며 "이번에 트집 잡히면 시어머니가 앞으로 명절 때마다 코로나나 감기 등 질병 걱정될텐데 오지 말지 그랬냐 식으로 비꼴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비슷한 고민들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일산 지역 온라인 카페 한 회원은 10일 "5인 이상 모이면 안 되고 걸리면 과태료도 내야 한다고 했더니 설 당일에 아침만 간단히 먹자고 하더라"라며 "집도 가깝고 자주 뵙는데 굳이 하지 말라는 가족모임을 찝찝하게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18일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 5인 이상 모임 금지조치와 관련된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연합뉴스

경기 수원 지역 온라인 카페 한 이용자도 이날 "아무리 얘기해도 안 통해서 할 수 없이 시댁에 가게 됐다"며 "남편도 시댁도 왜 5인 이상 모여도 신고든 코로나든 안 걸릴거라고 생각하는지 답답하고 걱정돼서 혼자만 잠 못자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방역수칙을 어기면 서로 신고하자는 ‘신고 품앗이’ 글도 올라오고 있다.

서울 은평 지역 커뮤니티 한 회원은 "설날 며칠 뒤에 시아버지 생신이라 우리 가족은 물론 시동생 가족까지 다 모이게 생겼다"라며 "5명 이상 모임 금지라고 해도 말도 안 통하고 신고 품앗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시댁 좀 신고해달라"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를 요청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코로나 3차 유행의 감소세가 정체되고 있고 재확산의 위험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내 가족과 이웃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 귀성이나 친지 방문, 여행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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