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줄이고, 문 닫고..코로나 1년, 일자리 100만개가 사라졌다
#최근 50대 A씨는 24년 동안 운영해온 가게를 폐업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매출은 떨어지는데 임대료 등 고정비는 그대로였다. 일하던 직원까지 내보냈지만 눈덩이처럼 커지는 손해를 더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 정부가 소상공인들에게 나눠준 재난지원금도 버틸 힘을 주진 못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1년 동안 일자리 약 100만개가 증발했다. 외환위기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1998년 12월 128만3000개의 일자리가 급감한 이후 최대 고용쇼크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8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8만2000명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및음식점업에서 36만7000명, 도매및소매업에서 21만8000명씩 취업자가 줄었다. 이·미용, 결혼, 장례업 등을 의미하는 협회및단체·수리및기타개인서비스업 취업자는 10만3000명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각종 대면서비스 이용이 뜸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채용을 줄이거나 폐업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현황에서도 이런 특징이 나타난다.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비임금근로자’는 1월 22만3000명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5만8000명 줄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3만2000명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직원을 해고하고 ‘1인 가게’로 전환하거나 아예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자영업자가 창업을 하더라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직원을 두고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에는 키오스크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1인 가게 운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서비스 업종은 취업자가 오히려 늘었다. 대표적으로 운수및창고업은 취업자가 3만명 증가했는데, 쿠팡 등 온라인쇼핑을 이용한 배달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월 실업자는 15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만7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현행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1월 ‘고용쇼크’의 주된 원인을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1월 폭설 등 계절 요인, 지난해 1월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등에서 찾았다.
수출 개선으로 1월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이 지난해 12월(11만명)의 절반 수준인 4만6000명에 그친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고용의 경기후행적 특성’을 고려하면 수출 개선에 따른 고용 회복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방역·경기 상황, 고용 추이, 방역의 고용 파급 속도 등을 종합 감안하면 1월 고용을 바닥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자리 상황 개선을 위해 3월까지 중앙정부·지자체 협력을 바탕으로 90만개 이상 직접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은 연간 목표인 ‘2만6000명+α’의 45% 이상을 상반기 채용한다. 아울러 3월까지 체험형 인턴 43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취업 취약계층에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제3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3월까지 전액 지급한다. 110조원 투자 프로젝트 추진, 현장규제 혁파, 벤처창업 활성화 등으로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 기반도 강화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여수 석유화학공장 신·증설, 동탄 복합시설 개발 등 총 6조2000원 규모 신규 기업투자프로젝트의 투자 애로를 적극 해소할 것”이라며 “연구개발특구, 모빌리티 분야 규제샌드박스 도입, 벤처 3대 프로젝트 등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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