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으로 뜬 간식대장,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도약"
간식대장, '미니 편의점'으로 인기..매출 100억 목표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간식대장이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도약하길 바랍니다."
장준영(33) 벤디스 사업개발실 이사는 추억의 종합과자선물세트를 부활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소비 문화가 확산하자, 진열대 형식의 종이상자로 디자인한 간식대장을 만들었다. 과자는 물론 초콜릿, 껌, 컵라면, 음료수 등 다양하게 구성해 '미니 편의점'을 연상케 했다.
기업용 모바일 식권인 '식권대장'을 운영하며 간식 복지를 발견했다. 초기에는 사무실에 편의점 매대를 설치해 간식을 채워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 속 고객 니즈를 파악해 선물세트 형태 간식대장을 선보였다. 특히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후부터 판매량이 급증했다. 출시 5개월 만에 10만개를 팔아치웠으며, 누적 판매량은 30만개를 넘었다. 지난해 10월은 하루 평균 1000개씩 팔리며 월 매출 10억원을 찍었다.
"전혀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어렸을 때 과자선물세트가 유행했지만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원하지 않는 제품으로 구성해 점점 인기가 사그러졌다. 간식대장은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맛있는 제품으로만 조합했다. 박스에 과자를 넣지 않은 게 가장 인기를 끈 요인이다. 진열대 형식으로 만들어 특별한 작업을 하지 않아도 보기 좋게 나열 돼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인증샷이 많이 올라오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접 직후인 지난해 1월 한달 매출 4000만원을 기록했고 2월 3억원, 3월 8억원 등으로 계속 뛰었다."
식권대장과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식권대장 고객사에 간식대장을 제안해 대량 구매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공용 공간에 간식을 비치하거나 거래처·직원 선물, 프로모션 경품 목적 등으로 10~100개식 주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대형 제과업체에서 간식대장과 비슷한 진열대 형식으로 과자선물세트를 잇따라 출시해 속상하지 않았을까.
장 이사는 "처음에는 너무 억울했다. 제과업체에서 과자선물세트를 만들면 단가가 쌀뿐만 아니라 마케팅, 창고, 인력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어 유리하"면서도 "간식대장만큼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검색량, 해시태그 수, 후기 등을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간식대장은 다양한 브랜드로 구성해 자사 품목으로만 묶은 과자선물세트와 차별화된다"고 짚었다.
간식대장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캐릭터 코코몽, 편의점 GS25, 넥슨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 등과 손잡고 한정판 에디션을 선보였다. 장 이사는 "간식대장 던파 에디션은 이벤트로 아이템 쿠폰 등을 엮어 판매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 됐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간식대장을 사는 분들은 대부분 2030 여성인데, 던파는 10~30대 남성 이용자들이 많아 타깃이 달랐다"며 "카봇, 뽀로로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제안을 받았는데, 지금은 컬래버보다 브랜드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싶다"고 바랐다.
코로나19 확산 후 건강 관심이 높아진 만큼 단백질 음료, 닭가슴살 등 다이어트 제품으로만 구성하는 방법도 고민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강아지·고양이 사료, 간식 등 수요도 높은 상태다. 높은 단가와 유통기한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과자는 달고 짜고 맛있어야 한다'는 주의다. 20년간 인기 과자 톱10을 살려보면 변화가 거의 없다. '허니버터칩' '꼬북칩' 정도가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 외에는 차이가 없다. 건강에 초점을 맞출 경우 단가가 비싸서 풍성하게 구성하지 못한다. 다이어트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고 상온제품도 많아 다루기 쉽지 않다. 처음 선물을 받았을 때 '우와~'하고 놀라는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건강 제품으로만 구성할 경우 기존 제품(2만9900원)의 2배 가까이 된다. 5만원이 넘으면 미국산 소고기 선물세트와 경쟁해야 해 무리가 있다."
장 이사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ING은행 서울지점에서 2년간 근무한 후 201년부터 벤디스에 합류했다. 식품·유통업계에서 오랫동안 종사한 이들과 달리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잘 모르다보니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다"며 "소비자 반응을 알기 위해 데이터 분석도 많이 한다. 식품업계에서 '간식대장은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고 미소지었다.
간식대장 올해 목표 매출은 100억원대다. 리필 제품과 정기구독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신규 마케팅 채널로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간식대장 이름으로 PB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도 "기본형은 선물하기 좋지만 부피를 많이 차지해 직접 사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1만9900원대 제품도 준비 중이다. 기존에는 인기 제품 위주로 구성했지만, '간식대장 자체가 마케팅 채널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프로모션 등을 개최해 신제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도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간식대장은 내 손으로 처음 만든 제품이다. 사람들의 관계를 연결하고 즐거움과 행복을 나누는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다. 비슷한 제품이 계속 쏟아지고 있지만 손가락질하기 보다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 더 나은 제품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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