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 명절이라지만.." 현실 속 며느리들은 좌불안석

이지연 2021. 2. 1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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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처음 겪었던 '거리두기' 추석에 이어 '집합금지' 설이 다가왔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집합금지명령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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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설 명절을 나흘 앞둔 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동산상가에서 한 시민이 명절 차례를 위한 제기 그릇 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2021.02.07. lmy@newsis.com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지난해 처음 겪었던 '거리두기' 추석에 이어 '집합금지' 설이 다가왔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집합금지명령을 유지한다. 신학기 등교를 앞두고 분수령이 될 이번 설 연휴에 이동 자제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이번 설은 안 가는 게 효도"라며 귀성길을 만류하고 있지만 현실 속 며느리들은 좌불안석이다.

시부모의 "옆집 아들네는 온다던데..."라는 말 한 마디에 바로 짐을 꾸린다. 정부의 권고보다 무섭다.

대구지역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상황을 성토하는 글이 연일 쏟아진다. 심지어 "서로 신고해 주자"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올 정도다.

자식과 손자를 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부 방역 지침과는 다른 시부모님의 완고함에 며느리들은 답답함에 이어 서운함마저 든다고 토로하는 글도 다수다.

명절때라도 자식들을 보고 싶은 시부모의 마음과 "며늘아 이번 설에도 오지 마라"는 말을 듣고 싶은 며느리들의 속마음이 서로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시부모 입장에서도 지난해 추석까지는 참고 넘겼지만 코로나19가 1년 이상 장기화하자 마냥 '오지마라' 하기도 어렵다는 분위기다. 올 추석도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불안한 마음마저 든다고 했다.

10일 서문시장에서 만난 최모(74·여)씨는 "그래도 설인데, 가족들이 모여 차례는 함께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5인 이상 모이지 마라해서 4인 가족인 큰 아들 대신 작은 아들네와 상을 차리기로 했다"며 "며느리는 망설이는 것 같았지만 올 추석 때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고 말했다.

박모(70·여)씨는 "갓 돌이 지난 손자가 너무 보고 싶지만 이번 설에도 참자고 아들네에게 미리 말해뒀다. TV에서 보니 젊은 세대들은 시댁 대신 가족여행도 간다던데, 서운함도 들지만 한편으론 시대변화로 느껴지기도 한다"고 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돼 지난해 곤욕을 치렀던 맞벌이 부부들은 신학기를 앞두고 더욱 난감해하고 있다.

차례상 준비를 한다는 직장인 이모(46·여)씨는 "온라인 수업을 하는 동안 아이도 그렇고, 서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정부도 확산세를 막기 위해 지침을 강화한다는 데... 신학기에 아이들이 다시 학교를 못 가게 될까봐 솔직히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에 따라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위반 적발 시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는 치료비 등 구상권도 청구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과태료 부과 등 단속의 개념보다 방역 협조에 대한 계도 목적이 크다. 최근 가족과 지인 간의 접촉 감염사례가 많은 만큼 이번 설에는 가급적 가정에서 머물면서 통화로 안부를 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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