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도 귀향길 정반대 풍경..서울역 '썰렁'한데 공항은 '북적'
항공귀향·국내여행객 몰린 김포공항은 '인산인해'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강수련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미어터지듯 붐비던 평소 명절과는 달리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 곳곳에 빈자리가 보였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00명대를 기록하면서 우려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귀성객들은 들뜨기보다는 차분한 표정으로 명절을 맞이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에 가족 단위보다는 혼자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고향인 울산으로 향한다는 윤모씨(30)는 "지난 추석 때는 코로나 때문에 안 내려갔는데 가족들을 오랫동안 안 볼 수도 없고 해서 이번에는 내려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5인 이상 모임 금지 때문에 할머니 댁에는 부모님만 가시고 저는 집에서 부모님만 뵙고 올 것 같다"며 "매년 만나던 친구들 모임도 8인이라 이번에는 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각 승강장으로 나가는 문 앞에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체크를 하고 있었다. 전신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은 터미널 안을 돌아다니며 곳곳을 방역했다.
버스에 탑승한 귀성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잘 착용한 모습이었다. 음식물을 다 먹고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승강장에서 샌드위치를 허둥지둥 섭취하는 승객도 있었다. 다만 버스 안에서 음료를 마시느라 마스크를 살짝 내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귀성객들은 버스 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했다. 강모씨(30)는 "다들 마스크 잘 쓰겠지만 버스를 장시간 타다 보면 갑갑해서 몇몇은 마스크를 조금씩 내릴 수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누가 제지하지 못하지 않느냐"고 걱정했다.
터미널 직원들은 지난해 추석에 비해 승객 수가 늘었다고 전했다. 터미널 안내 직원은 "체감상 지난 추석보다 이번 설에 내려가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며 "배차도 더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서울역도 한산했다. 얼마 전 서울역 인근에서 노숙인 집단감염이 발생한 터라 서울역 직원들과 철도경찰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서울역 관계자는 "서울역은 워낙 주목도가 높고 얼마 전 노숙인 감염이 발생해 굉장히 긴장하며 명절을 준비하고 있다"며 "2시간마다 1번씩 역사 내를 순회 점검하고 전체 소독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서울역은 주요 출입문과 승강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총 2번 발열체크했다. 열차 시간에 쫓기는 듯한 한 승객은 열심히 달려왔으나 출입문에 잠시 멈춰 서서 발열체크를 해야 했다. 이 승객은 발열체크가 끝나자마자 여행 가방을 끌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노숙인이 역사 내로 들어오자 철도경찰이 그를 설득해 밖으로 내보냈다. 철도경찰 관계자는 "노숙인 집단감염 때문에 열차를 이용하지 않는 분들은 나가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며 "대부분 설득되지만 10명 중 3~4명은 대화가 통하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서울역에도 가족 단위보다는 혼자 조용히 고향에 방문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부분 마스크를 잘 착용했지만 마스크를 벗고 역사 내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도 있었다.
강원 횡성에 간다는 박기현씨(가명·28)는 "사실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를 잃어서 2년 만에 처음으로 명절에 쉴 수 있게 됐다"며 "오랜만에 친구들도 보고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다. 70대 노부부는 "부산으로 여행 간다"면서 말을 아꼈다.
승객 수는 지난해 추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열차는 평소 주말 수준으로만 증차하고 창가 좌석만 예매가 가능했다. 좌석은 대부분 매진됐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은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과 달리 귀성객과 여행객들이 몰려 매우 붐볐다. 김포공항 주차장도 차들이 꽉꽉 들어선 모습이었다.
지난 1일 기준 김포공항 출발 김해공항 도착 대한항공 여객기 예매율은 각각 92.4%, 97.7%였다. 코로나19로 예매 가능한 열차 좌석이 크게 줄어든 데다 국내선 항공기 운임이 크게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주요 관광지인 제주도의 지난 9일 하루 입도객 수는 2만217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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