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거리두기 완화' 쉽지 않다..변이·신규 집단감염 증가 '변수'
설 연휴 이후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방역당국은 오는 11~14일 설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COVID-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완전히 누그러지지 않은 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2월 4일~10일) 동안의 국내 발생 확진자는 2420명이며, 1일 평균 확진자 수는 345.7명이다. 이중 수도권 확진자는 271.4명으로 직전 주(1월 28일~2월 3일)에 비해 21.3명 감소했다. 비수도권에선 74.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주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는 4주 전 0.79에서 계속 높아져 1.0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는 1.0을 웃돌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추가 감염자를 양산하는지 예측하는 지표다. 수치가 1 이상이면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 추가 감염 건수가 늘면서 지역사회로의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고, 1 이하면 환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2월 4일부터 10일까지 1주간 평균 확진자는 346명으로 지난해 추석 직전 환자 수가 약 80명 정도였음을 기억해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주말 수도권의 주말 이동량은 그 전주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며 "이동량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1월 초에 비해선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3차 유행의 감소세가 정체되고 있고 재확산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수도권의 경우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설 연휴 기간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시더라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덧붙였다.
전날 경기도 부천시의 영생교 승리제단과 오정능력보습학원에서 53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승리제단에선 신도 등 20명이, 보습학원에선 학생·강사 등 33명이 감염됐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의 한 병원에선 환자·간병인·직원 등 14명이 잇따라 확진됐고,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태평양무도장과 관련해선 1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영생교 관련 집단감염은 영생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신도가 확진자로 확인이 됐고, 그 신도가 인가돼있는 보습학원에서 학원강사로 일을 하면서 학원 쪽으로 감염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발집단인 영생교회가 기숙사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이 외에서도 집단감염이 확인되고 있다"며 "전국에 영생교회 시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방대본, 중수본과 함께 교육부, 문체부 등 관계부처와 17개 지자체가 함께 협의하면서 후속조치를 해나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방대본은 경남·전남 외국인 친인척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들의 직장 동료 등 노출 가능성이 있는 474명을 검사했는데 이중 1명이 확진됐다. 선행확진자의 접촉력이 없는데도 변이가 확인된다면 지역사회 내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은 오는 13일 거리두기 재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도 변이가 설 연휴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설 연휴 기간은 검사량이 평일 대비 절반 가량 감소해 유행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지만 이동량은 늘어나 위험도가 높아진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에 변이가 많이 확산됐다고 보지는 않지만 변이 확산은 세계적 추세이고 우리가 국경을 걸어 잠근 것도 아니다"라며 "설 연휴 고향 방문이나 여행 등 인구 이동을 통해 (변이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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