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호접란, 20년 만에 미국 수출
[경향신문]
울산에서 자란 호접란(사진)이 본격적인 미국 수출길에 오른다. 울산에서는 20여년 전 호접란을 한 차례 미국으로 수출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 고사 피해를 입어 지속적인 수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울산시는 10일 북구 중산동 호접란 재배농가에서 미국 수출용으로 키운 호접란 3만본(1억4400여만원)을 이날 처음 선적했다고 밝혔다.
재배농민 황문구씨는 농림축산식품부·울산시·북구청으로부터 4억6000여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3330여㎡의 시설하우스를 설치하고, 2019년 말 미국 수출단지로 승인받아 호접란을 재배해왔다.
울산에서 14개월가량 자란 호접란은 미국으로 건너간 뒤 3~4개월 정도 현지 생육 적응기간을 거쳐 미국 전역에 판매된다.
울산시는 올해 모두 10만본(5억여원)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2001년 4월 울산 호접란 25만본이 미국에 수출된 적이 있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대부분 말라죽었다.
오재환 울산시농축산과 계장은 “당시에는 검역 문제로 호접란을 수출할 때 흙을 걷어내고 뿌리와 줄기만을 보내면서 장기간 이동에 의한 피로감에다 미국 현지의 생육장애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번 수출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2012년부터 5년여 동안 호접란 수출 검역협상을 벌인 끝에 2017년 국내산 난을 화분에 심은 상태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합의하면서 가능해졌다.
울산시는 “호접란 미국 수출길이 열려 코로나19 장기화에 의한 난 재배농사의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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