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머니도 '집콕'..설前 시중 풀린 돈 8년만에 4兆대로 '뚝'

화폐 발행액 4.7兆…15% 급감

거리두기에 세뱃돈 등 수요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설 연휴에도 ‘모임 금지’와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지 않으면서 세뱃돈 등을 위한 화폐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전 열흘간 시중에 풀린 돈은 8년 만에 처음으로 4조 원대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1년 설 연휴 전 화폐공급 실적’에 따르면, 설 연휴 전 10 영업일(1월 28일∼2월 10일)간 한은이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 순발행액(발행액-환수액)은 4조74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전 10영업일 간 순발행액(5조6289억 원)과 비교할 때 8814억 원(15.7%) 급감한 수준이다.

설 연휴 전 화폐 공급 실적이 4조 원대로 내려간 건 2013년(4조3836억 원)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순발행액은 한은이 발행한 돈에서 한은 금고로 다시 돌아온 환수액을 뺀 금액이다. 올해 설 연휴 전 10영업일 간 발행액은 5조1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1022억 원(18.0%) 줄었다. 환수액은 2708억 원으로 2208억 원(44.9%) 감소했다. 한은은 1월 28일∼2월 8일 공급 실적과 2월 9∼10일 예상 공급액을 더해 순발행액을 계산했다.

한은 측은 “설 연휴 기간이 4일로 지난해와 같았으나 연휴 기간 중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의 고향 방문 자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으로 순발행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본부인 발권국(-20.6%), 인천본부(-41.2%), 경기본부(-25.1%)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경남본부(-22.1%)도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제주본부는 지난해 설보다 순발행액이 5.4% 늘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주의 경우 명절에 신권을 선호하는 (지역적) 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지폐를 신권으로 교환하는 수요도 줄었다. 한은에 따르면, 1월 28일부터 전날인 2월 9일까지 9일간 한은 본부 발권국 창구를 통해 지폐를 새 돈으로 바꿔간 건수는 약 332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 연휴(1월 24∼27일) 직전 10영업일 간 교환 실적은 7090건이었다. 10일 실적이 포함되더라도 지난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할 전망이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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