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징계했지만.. 곳곳에 '또 다른 정인이'

나주예 기자 2021. 2. 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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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 속에 사망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 학대 의심 신고에 부실 대응 지적을 받던 경찰관들이 중징계를 받았다.

경찰은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린이 학대 및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경찰 대응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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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부실수사 5명 정직 3개월

10세 여아 이모 물고문에 숨지고

인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

자폐 아동 25일간 148건 학대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 속에 사망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 학대 의심 신고에 부실 대응 지적을 받던 경찰관들이 중징계를 받았다. 경찰은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린이 학대 및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경찰 대응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0일 서울경찰청은 정인이 사건 부실 처리와 관련해 정인이 사망 전 학대 의심 신고가 3차례나 접수됐던 양천경찰서의 관련 경찰 5명에게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징계위원회는 지난 8일 서울경찰청에서 개최됐다. 경찰은 “공정한 시각에서 충분한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수·변호사 등 외부 위원을 과반수로 해 징계위를 구성·심의했다”며 “모두 중징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은 관련 법령을 근거로 구체적인 징계 내용과 수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세부 징계 수위는 징계위 회부 5명 모두 정직 3개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정인이 사망 이후 사건 처리 관련자 문책 및 아동학대 사건 대응 시스템 개선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올해 들어서도 국민적 공분을 살 만한 아동학대 사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는 10세 여아가 이모 집에 맡겨졌다가 이모 부부의 학대로 인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모 부부는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조카를 마구 때리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등 과거 군사정권 시절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결국 조카가 숨지자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거짓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지법은 이날 오후 이모와 이모부에 대해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심사를 열 예정이다.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는 지난해 11∼12월 보육교사 6명 전원이 자폐증 진단을 받거나 장애 소견이 있는 5명을 포함한 1∼6세 원생 10명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 자폐 아동의 부모는 담임교사가 쿠션을 공중에 한 바퀴 돌려 아이에게 휘둘렀으며 몸 위를 강제로 누르는 등 등원하는 25일 동안 148건의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보육교사들은 점심시간에 교실에 둘러앉아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아이들을 방치하고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학대 행위가 더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워진 CCTV 영상 복원을 위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원생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일부 교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검토 중이다.

나주예 기자, 용인=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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