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강화에 재정일자리 축소까지..1월에만 100만 취업자 사라져

위용성 2021. 2. 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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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모임 금지"..취업자 감소 상당수 서비스업
경기부진에 신규채용 '가뭄'..청년층 체감실업률 '최악'
노인일자리, 건설현장도 문닫아..임시·일용직 더 막막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국내 취업자 수 감소 폭이 100만명에 근접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12월(-128만3000명)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단순히 취업자 감소 폭만 놓고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고용충격이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턱 밑까지 따라온 셈이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81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98만2000명(-3.7%)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크게 확산한 지난해 3월(-19만5000명)부터 11개월 연속 감소, 악화일로다.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다.

"5인 이상 모임 금지"…취업자 감소 대부분은 서비스업

'고용쇼크'의 가장 큰 원인은 작년 말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다. 특히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조치가 이달 14일까지 이어지는 만큼, 다음 달에 발표될 2월 지표에도 이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한 방역 조치는 대면서비스업종에 치명적이라는 점이 매월 고용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전체 취업자 감소 가운데 대부분인 89만8000명이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에서 줄어들었다.

산업별로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36만7000명·-15.7%), 도매 및 소매업(-21만8000명·-6.1%),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10만3000명·-8.5%) 등에서 감소했다.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에는 미용업,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이 속한다.

숙박 및 음식점업과 도매 및 소매업 감소 폭은 2013년 통계 개편 이후 최대다. 이와 함께 숙박 및 음식점업은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째 감소했으며 도매 및 소매업도 2019년 6월부터 20개월째 내림세가 이어졌다.

신규채용 '가뭄'…체감실업률 '최고'


경기 둔화에 사업체가 신규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채용 일자를 미루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숙박·음식점업 하면 흔히 자영업자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업종들은 청년층 취업자가 많은 곳이다. 호텔 등 대기업이 포함되는 업종이기도 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7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대졸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가운데 올해 신입 채용을 확정 지은 곳은 절반인 56.2%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작년 조사에선 71.7%에 달했다. 중견기업 가운데선 43.4%가 중소기업은 32.7%만 확정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동향을 보면 이런 현상이 잘 드러난다. 청년층 취업자(15~29세)는 31만4000명 감소하며 1999년 2월(-32만2000명) 이후 가장 크게 쪼그라들었다. 실업자는 38만명으로 전년보다 5만2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9.5%로 1.8%포인트(p) 상승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2000년(11%) 이후 가장 높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7.2%를 기록,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2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62만8000명(-2.3%)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10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취업자도 269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21만8000명(-0.8%) 줄었다. 지난달 17일 발표된 정부 전망치(-22만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를 신청하고 있다. 2021.01.13. mangusta@newsis.com

노인일자리 사라지자 임시직 타격…일용직은 더 막막

대표적인 고용 취약계층으로 꼽히는 임시·일용직도 크게 감소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만6000명 증가한 반면,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56만3000명(-12.7%), 23만2000명(-17.0%) 감소하는 등 내림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임시근로자 감소의 주요 원인은 정부의 재정일자리 사업, 즉 노인일자리 사업이 사라지면서다. 작년말 종료된 사업들이 연초 아직 개시되지 않으면서 보건복지업, 공공행정업 등에서 임시직으로 분류되던 고령층이 취업자 통계에서 대거 빠졌다.

실제로 공공행정 취업자는 2만명 증가에 그쳐 전월(9만1000명)보다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항상 증가세를 이어왔던 보건복지업은 7만4000명 감소로 전환됐다.

여기에 올 겨울 폭설로 건설 공사가 지연,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이들이 갈 곳을 잃었다. 지난달 2만명 감소하면서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고용 취약계층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은퇴 이후 고령층의 일자리 우려도 커지게 됐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만5000명 감소했는데, 이는 2010년(-4만명) 이후 약 10년 만에 최초로 감소한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힘들다?


수출이 늘면서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 폭(-11만명→-4만6000명)은 다소 줄었지만,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고용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고용지표는 대체로 후행성을 갖고 있어 경기가 살아나도 더디게 회복된다. 경기가 침체될 때 채용규모를 줄이는 건 쉽지만, 경기가 살아난다고 사람을 당장 뽑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경기 반등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고용지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지표상으로만 보더라도 당장 2월 지표까지는 큰 폭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비교시점인 작년 2월 취업자 증가폭이 컸다는 데서 비롯되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작년 2월 취업자 증가폭은 49만2000명에 달했었다.

[서울=뉴시스]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81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98만2000명(-3.7%) 감소했다. 감소폭은 지난 1998년12월(-128만3000명) 이후 22년1개월 만에 가장 컸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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