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식습관 체크서 체력 단련까지.. 저소득층 아동 '건강 도우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헬스케어 프로그램’
영양사 지도로 식습관 교육 실시
정기검진,건강상태 상세히 파악
코로나로 홈트레이닝 프로그램
운동후 일지 작성, 한달 후 제출
6개월간 줄넘기·맨손체조한 후
신체적 성장·자신감 향상 도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학교에 가지 못한 다연(가명·11) 군은 반년이 넘게 점심을 패스트푸드로 해결했다. 몇 해 전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다연 군은 아버지가 회사에 나간 후 혼자서 끼니를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신선한 재료로 조리된 음식을 먹기 어려워, 고당도·고칼로리 간편식 위주로 식사하다 보니 몸무게는 계속 늘어갔다. 과체중, 비만이 돼 버린 외모는 다연 군의 콤플렉스가 됐고 또래 친구들과 도통 어울리지 못했다.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차 바깥 활동도 피하게 됐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로 장기간 학교에 나가지 못하면서 다연 군처럼 운동 부족과 불건전한 식습관을 겪는 아동·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은 학력 격차뿐만 아니라 건강 문제를 유발했고, 이 같은 피해는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소득 양극화가 질병 양극화로 이어지는 현실을 파악하고 저소득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재단이 13세 이하 빈곤아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빈곤아동의 비만율은 25.9%로 전체 소아 비만율 10.9%보다 2.5배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조사대상 빈곤아동 중·고학년(18.5%)보다 저학년(43%)의 비만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의 헬스케어 프로그램 일환으로 지난해 경기 고양시 ‘LH행복꿈터삼송지역아동센터’는 지역 아동 20명을 대상으로 반년 동안 종합적인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평소 식습관을 체크하고 영양사의 지도 아래 식습관 교육을 실시, 가정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아동의 개별적인 건강상태를 파악했다. 체육복, 운동화, 줄넘기 등으로 구성된 건강 키트와 비타민 등 건강 영양제를 지원하고, 규칙적인 체력 단련에 나섰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거리두기가 강화됐을 때엔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발송해 아동들이 집에서 기초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가정통신문과 운동일지, 운동 체크리스트를 발송해 부모 또는 형제·자매와 함께 운동 후 일지를 작성해서 한 달 후에 제출하도록 안내했다. 선물 지급 등을 통해 꾸준한 운동을 독려했다.
6개월간 줄넘기, 맨손 체조 등 다양한 체력단련 훈련에 참여했던 20명의 아동은 신체적 성장뿐 아니라 성취감을 통한 정체성 및 자신감 향상 등 정서적으로도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 자신감, 자존감, 자아실현, 또래관계, 학교생활, 가정생활, 긍정성, 수용능력, 스트레스 등 9개 항목에서 모두 6∼9.7% 범위 내 균형 있는 성장률을 보였고,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의 위기 상황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뒀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다연 군도 변화가 있었다. 줄넘기 5분이면 녹다운이 됐던 체력이 10분은 넘게 뛰고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인바디(Inbody) 측정 결과 체중과 체지방 또한 눈에 띄게 감소 됐다. 다연 군은 “함께 운동하면서 기분이 정말 좋았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이제는 혼자서도, 집에서도 운동을 거르지 않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헬스케어 프로그램은 단지 아동의 신체적 건강증진만이 아닌 아동의 전인격적인 변화와 그 가정에 건강한 자녀 성장의 방법과 기회를 제공한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빈곤 아동들의 건강 복지와 환경에 대해서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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