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실업자 157만명, 실업률 사상 최고 5.7% 쇼크..'세금주도일자리'의 민낯
노인 일자리 사업 멈추니 실업자 급증
60대 이상 실업자 전년比 58.1% 증가
60세 이상 취업자 10년 11개월만에 감소
지난달 실업자 수가 157만명으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간 실업자 수가 15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취업자 수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시기인 1998년 12월 128만3000명이 감소한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올해 1월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인 일자리 등 신규 공공 일자리 사업을 집행하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지난 해 1월에는 노인 일자리 신규 사업 시기를 3월에서 1월로 앞당기면서 60대를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늘었는데, 이 탓에 기저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 연말부터 확산됐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잡히지 않으면서, 1월에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집행하지 못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만7000명(36.2%) 증가한 157만명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5.7%로 전년동월대비 1.6%P 상승했다. 실업률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이 치솟았다. 취업을 했던 경험이 있는 실업자는 151만명으로 43만2000명(40.1%) 증가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실업자’는 조사 대상 주간에 수입 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했던 사람이다.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이 가능한 자를 말한다.
신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중단으로 60세 이상에서 실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9만9000명(58.1%) 증가해,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60세 이상 외에도 모든 연령대에서 실업자가 급증했다. 실업자수는 30대는 7만2000명(44.0%), 20대는 5만3000명(17.3%), 40대는 5만1000명(38.7%), 50대 4만4000명(23.4%) 증가했다. 15~29세 청년층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이 늘어난 38만명이었다.
실업률도 60세 이상이 10.8%로 전년 동월 대비 3.7%P 상승,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어 20대(1.8%p), 30대(1.4%P), 40대(0.8%P), 50대(0.8%P)등 모든 연령계층에서 상승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도 1.8%P 상승했다.
실업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여자 실업자는 78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만 5000명(48.4%) 증가했다. 남자 실업자는 78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6만3000명(25.9%) 늘었다. 실업률도 남자는 5.0%로 전년동월대비 1.1%P 상승, 여자는 6.7%로 2.3%P 올랐다. 정부의 간병, 노인 돌봄 서비스 사업 등에 참여하는 중년 이상 여성 인구에서 정부 사업 중단으로 실업자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도 노인 일자리 사업 중단의 여파가 담겼다. 이 통계자료에 따르면, 직장을 잃어 올해 1월 실업급여를 새로이 신청한 실직자는 21만2000명으로 월별 기록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3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1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4년 2월 13만8000명 증가한 이후 17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경기에 노인 일자리 사업 중단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노인 일자리 사업 중단으로 실업자가 큰 폭으로 확대된 60대 이상은 취업자 수는 크게 줄어든 반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늘었다. 매달 증가세를 보였던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1만5000명 줄었다. 60세 이상 ‘쉬었음’ 인구는 15만2000명이 증가해 모든 연령층 가운데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10년 2월(-4만명) 이후 10년 11개월만에 처음이다. 60세 이상 실업자 수는 2000년 6월 실업자 수 증감폭 작성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올해 1월 노인 일자리 사업 모집이 없어 60세 이상 노인들의 구직 활동이 증가했고, 이 때문에 실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면서 "또 60대 이상 취업자 감소는 보건복지업이 감소로 전환되면서 공공행정 쪽의 감소폭이 확대되고, 농림어업 쪽의 증가폭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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