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누군가 해야 할 일"..코로나19 숨은 일꾼들
[앵커]
설날을 앞두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야 할 분들이 많은데요.
코로나19 확산 속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숨은 일꾼들도 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만나 보시죠.
[리포트]
독일 베를린의 요양병원.
청소부 파시니악 씨는 외진 비품실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각종 청소도구를 챙겨 도착한 곳은 환자의 방, 커튼 틈새부터 전등 안까지 구석구석 꼼꼼하게 먼지를 털어냅니다.
환자들의 방 다음은 공동 시설 청솝니다.
코로나19로 이전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데요.
손길이 닿았던 곳마다 일일이 손걸레로 닦아내고, 소독약을 뿌린 천으로 한 번 더 닦아냅니다.
특히 사람들이 자주 만지는 손잡이는 더욱 세심하게 닦습니다.
감염자의 손이 닿았을지도 모를 곳곳을 만지다 감염될까 걱정도 되지만 책임감이 우선입니다.
[이자벨라 파시니악/청소부 : "물론 두렵죠. 그래도 (안전이) 우리 손에 달렸기에 더욱 주의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전보다 우리를 더 존중하고 믿고 있음을 느낍니다."]
독일 베를린의 이 병원에서는 환자가 식사를 보고 감탄합니다.
다른 병원과는 차원이 다른 음식이 나와서입니다.
[마누엘라 크라우스/환자 : "인스턴트 식품이 아니라 갓 조리한 신선한 요리예요."]
병원 식사는 보통 반조리식품을 데워 나가지만 이 병원은 지역 식자재를 활용해 제대로 된 한 끼 요리를 제공합니다.
지난해 가을 고급 레스토랑 출신 요리사 페터 프뤼자머 씨가 온 뒤부터 식단에 변화가 생겼는데요.
하루 20인분 정도 나가던 의료진의 저녁 식사도 이제는 100인분 이상 나가고 있습니다.
[모즈태바 고즈/의사 : "그냥 한 끼 때우는 게 아니라 10분에서 20분 정도 휴식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즐거운 일이죠."]
프뤼자머 씨는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들을 응원하고 싶어 병원으로 자원해 왔는데요.
자신의 음식을 먹고 힘을 얻은 환자와 의료진을 보며 요리를 해야 하는 진짜 이유를 찾게 됐습니다.
[페터 프뤼자머/병원 수석 요리사 : "진짜 영웅은 병동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입니다. 저는 아니에요. 그저 도움을 되는 기사 정도죠."]
프랑스 파리의 이 세탁공장은 병원에서 나오는 빨래들을 깨끗이 세탁하는 곳인데요.
직원들이 쉴새 없이 밀려드는 빨랫감들을 일일이 손으로 폅니다.
세탁기에 들어가기 전 때가 잘 지워지도록 하기 위해선데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 작업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매일 직원 120여 명이 꼬박 12시간씩 매달려 일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공장 밖엔 여전히 빨래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아직 하루 평균 약 2만 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병원 세탁물의 양도 여전합니다.
[장 샤를 그루펠리/의료 세탁공장 대표 : "매일 병원 빨래 33톤을 세탁합니다. 침대 시트 2만3천 장, 속옷 만 장, 베갯잇 만 장, 작업복 만8천 장, 셔츠 8천 장입니다."]
세탁 공장 직원들은 모든 세탁물이 감염원에 오염됐다고 여기고 세탁과 안전에 더욱 신경 쓰고 있는데요.
깨끗이 빨린 세탁물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방역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들, 이들 뒤에서 현장을 지키며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사람들 역시 방역의 또 다른 주역입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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