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미세먼지 28% 감소.."기업배출 관리, 석탄·산탄 규제"(종합)
韓 초미세먼지 19㎍/㎥..올 계절관리제 두 달 22㎍/㎥
中, '오염과의 전쟁' 중..작년 초미세먼지 평균 33㎍/㎥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지난해 중국 337개 도시의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는 33㎍/㎥로 나타났다. 2015년 평균 농도보다 28.3% 감소한 것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75㎍/㎥ 이하인 '우량' 일수 비율은 같은 기간 5.8% 증가했다.
이는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이 그간 기업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집중 단속하고 산탄과 석탄의 사용을 규제해 온 결과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겨울철에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와 비슷한 '추동계대책'을 실시해 배출원을 저감했다.
우리나라 환경부와 중국 생태환경부는 10일 오전 합동으로 양국 미세먼지 대응 상황과 협력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합동 공개는 지난해 11월13일 열린 '한중 계절관리제 교류회의'에서 처음 논의된 이후 3개월여간 준비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지난해 韓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19㎍/㎥…계절관리제 두 달간 22㎍/㎥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이상(36㎍/㎥ 이상) 일수는 총 27일로 2016년 62일 대비 56% 줄었다. 반대로 '좋음'(15㎍/㎥ 이하) 일수는 154일을 기록해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0~2024년)'에 따라 대형사업장과 석탄화력 발전소의 배출량을 줄이고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을 규제했다.
굴뚝원격감시체계(TMS)가 부착된 전체 635개 대형사업장의 지난해 12월 총먼지(TSP),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배출 총량은 1만3518t이었다. 2018년 12월 1만9894t보다 32% 감축했다.
지난해 12월 초 전국 석탄발전소 60기의 총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배출 총량은 3527t으로 2018년 12월 8781t 대비 60%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134만7000여대로 2018년 12월 말 235만4000대 대비 100만여대(43%)가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 중이다. 주요 정책으로는 ▲석탄발전소 가동정지 및 상한제약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수도권 운행제한 ▲대형사업장 자발적 감축 ▲선박 저속운항 ▲농촌 불법 소각 방지 ▲취약·민감계층 시설 점검 강화 등이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달간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2㎍/㎥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간 26㎍/㎥보다 15%, 최근 3년 동기간 29㎍/㎥보다 24% 감소한 것이다.
中, 오염과의 전쟁 선포…작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33㎍/㎥
그 성과로 지난해 중국 337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3㎍/㎥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36㎍/㎥) 대비 8.3%, 2015년(46㎍/㎥) 대비 28.3% 감소한 것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75㎍/㎥ 이하인 '우량' 일수 비율은 87.0%였다. 전년 대비 5.0%, 2015년 대비 5.8% 증가했다.
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 정부는 전례없던 환경 정책을 실시해 왔다.
중국 정부는 산업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산란오(散亂汚) 기업을 관리했다. 산란오 기업은 분산돼 있고(散), 사업장 등록증이나 오염배출허가증을 구비하지 않고(亂), 오염 배출이 심한(汚) 기업을 말한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철강 생산량을 2억t 가량 줄이고 품질이 낮은 모조철강 1억4000만t은 전부 퇴출했다. 또 석탄발전소와 철강업계가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공장 내부를 개조토록 했다.
또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소규모 석탄시설을 폐쇄했다.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성)와 주변 지역, 펀웨이 평원 등 초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하는 지역 2500만 가구에선 산탄 사용을 막았다. 소형보일러, 가정용 난방, 취사 등에 사용하는 산탄은 황 함량이 높다. 2019년 중국 석탄 소비 비중은 전년보다 1.5%포인트 줄어든 57.7%, 청정에너지 소비 비중은 1.3%포인트 증가한 23.4%다.
2019년 1월에는 가장 강화된 배출가스 배출 수준인 '국6 등급'을 전국 가솔린·디젤 신차에 적용했으며 소형자동차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했다. 자동차 배기기준을 미달한 '황색표지차량'과 노후차량 1300만대는 폐기됐다. 전국 전기버스 비율은 2015년 20%에서 2019년 60%까지 증가했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국6 등급은 유로6 기준보다 조금 완화된 기준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유로6 기준을 시행했는데, (중국의 국6 등급은) 배출오염기준이 우리나라보다 조금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다만 중국은 지역마다 자동차 등록을 할당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1436곳에 관측지점을 구축해 측정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였다. 징진지와 주변 지역에는 중(重)오염(초미세먼지 농도 150~250㎍/㎥)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관리했다. 특히 징진지 지역에 시행 중인 '1도시 1대책' 데이터를 축적해 추후 과학적인 해결책 마련에 참고하기로 했다.
양국 환경협력 지속…"초미세먼지 농도 감소 추세"
양국간 최초 환경 협력은 지난 1993년 체결한 '환경협력협정'이다. 양국은 이후 23회에 걸쳐 환경협력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왔다. 대기 분야는 공동위원회에서 중요하게 논의된 의제 중 하나다.
지난 2017년엔 '한중 환경협력 계획(2018~2022년)'을 체결한 후 2018년 베이징에 한중 환경협력센터를 설치했다. 2019년 11월에는 양국의 대기 예보정보를 공유하고, 기술협력과 정책 교류를 강화하는 내용의 '청천(晴天, 푸른 하늘) 계획에 양국 환경장관이 서명했다.
지난해에는 제2차 한중 연례 환경장관회의를 비롯해 30여 차례에 이르는 회의를 개최해 정책, 예보, 기술, 산업 분야에서 교류했다.
양국은 지난 2015년 전용선을 통해 실시간 대기질 측정 자료를 공유해 왔다. 여기에 더해 2019년부턴 측정자료 공유 범위를 확대하고, 양국 주요 도시의 예보정보를 교류했다.
김 정책관은 "우리나라의 경우 15개 권역, 중국의 경우 35개 도시의 1시간 평균값을 전용선으로 공유한다. 초미세먼지 등 6개 물질의 농도를 실시간 공유하고, 일반 국민도 중국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누적 데이터는 공개가 안 된다. 누적 데이터는 한중 간 핫라인을 통해 별도로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정책을 공유하고, 공동 연수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김 정책관은 양국 협력 성과와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 추세에 대해 "양국간 초미세먼지는 전반적으로 연평균 농도 추세를 본 것이다. 연평균 농도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로, 정책 효과라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미세먼지는 월별로, 시간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상적인 요건, 그간 경제활동,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러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中, 겨울철 추동계대책으로 고농도 초미세먼지 대응
'2020년 추동계 대책'의 주요 시행 조치는 ▲고농도 발생 시 기업등급제에 따른 차별화된 감축 ▲합동관리 강화 ▲석탄난방→가스·전기 난방 전환 ▲산란오 기업 관리 ▲볏짚 소각 금지 ▲경유화물차 관리 ▲석탄보일러 관리 등이다.
추동계대책 기간 징진지와 주변 지역의 2019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16년 대비 32.7% 감소했다. 중오염 일수는 62.2%나 줄었다.
우리나라와 중국 당국은 이번 고농도 시기 대책 추진 상황을 지속해서 공유하고 대책 종료 이후에는 각국의 성과를 평가하고 차기 대책 수립에 공조하기로 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이번 합동 발표는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한중 양국의 협력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동북아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중국을 비롯한 이웃나라와 협력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황룬치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은 "정확하고 과학적이며 법에 따르는 오염 관리를 통해 초미세먼지와 오존의 동시 관리를 강화해 오염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로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양자·다자 협력을 통해 전 세계 생태환경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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