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죄고, 금리는 오르고..은행 돈 쓰기 더 힘들다

양성희 기자 2021. 2. 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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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규제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데 더해 금리 상승 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 사이 대출금리가 오른 흐름은 금융당국, 은행권의 규제 흐름과 일치한다"며 "대출을 인위적으로 규제한 영향이 가장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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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원화대출 급성장/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규제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데 더해 금리 상승 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의 대출태도까지 보수적으로 돌아서 대출 실수요자들에게 불리한 환경이 됐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3.5%로 전월과 비교해서 0.49%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가 본격화했다. 지난해 6~9월 2%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10월부터 3%대에 접어들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난해 12월 2.59%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진 데다 대출 규제가 시작된 영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 사이 대출금리가 오른 흐름은 금융당국, 은행권의 규제 흐름과 일치한다”며 “대출을 인위적으로 규제한 영향이 가장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투자 수요, 자금 수요가 꾸준한데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공급을 줄이려다 보니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대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국고채 금리의 오름세가 이어지고 대출 규제도 한층 강화된 데 따라서다. 신용대출의 경우 대부분 변동금리를 기반으로 한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최근 몇 달 사이 상승세를 보였다. 은행별로 사정이 다르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절반 이상이 변동금리 상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의 경우 대출 규제가 ‘연말 이슈’였다면 올해는 ‘연중 이슈’가 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대출의 대출행태지수는 ‘-12’로 내다봤다. 이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조건이 완화된 것을, 마이너스인 경우 반대로 강화된 것을 의미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는 대부분 시장에 따라 움직이지만 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은행이 우대금리 축소 등 방법을 쓰기도 한다”며 “과거엔 금리를 손보는 일이 쉽지 않았는데 가계대출 억제 분위기 속에서 금리 조정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여도 한국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책을 세우면 된다고 본다. 한 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변경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다른 금리 상승폭도 완만하거나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최근 들어 대출 금리가 많이 높아졌기에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금리만 보더라도 최근 몇 달 사이 신규취급액 기준이 오름세를 보이긴 했지만 들쭉날쭉한 모습이어서 완전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조심스럽다”고 했다. 시장금리도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지만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반드시 연결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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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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