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강력 소년범죄'에 피해자 가족 절규..靑, 뒤늦게 "다양한 방안 고심"
청와대,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 인생이 망가졌습니다' 국민청원 답변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청와대가 10일 스파링을 가장한 학교폭력으로 고1 아들이 뇌 손상 등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실을 설명하면서 학교폭력이 사라지게 도와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소년범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보호관찰 내실화', '보호관찰 청소년 특정 시간대 외출 제한' 등 다양한 방안들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소년범죄와 관련한 여러 건의 국민청원이 답변 요건인 20만 동의를 충족하면서, 관련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가 이날 답변한 국민청원은 지난해 12월 1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한 것이다. 37만5026명이 동의한 이 글에서 청원인은 "고1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해 의식이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다"고 했다.
피해학생의 부모가 가해학생 중 한 명이 피해학생의 여동생에게 '니네 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어'라는 문자를 보낸 것을 확인한 뒤에서 피해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가해학생들은 아파트 내 휴관인 커뮤니티 체육시설에서 스파링을 가장한 심각한 폭력으로 의식을 잃은 피해학생을 두고 119 호출을 하지 않고 기절한 아이에게 물을 뿌리고, 이리저리 차가운 바닥을 끌고 다니면서 2차 가해를 가했다.
결국 골든타임을 놓친 피해학생은 심각한 뇌 손상(외상성경막하출혈), 간대성발작, 치아 앞니 4개 골절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15일 이상 의식 없이 누워있어야 했다. 현재는 의식은 찾았으나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한 상태다.
이에 피해학생의 부모는 "가해학생 두 명은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다. 아들 이전에 다른 피해자가 있었으나 변호사를 통해 큰 처벌없이 무마된 것으로 들었다"라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만 끝이 나니 이런 일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저지른다.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우리 아들이 깨어나도 다시 온전하게 일반인처럼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예후가 더 많이 보인다"라며 "기적이 일어나서 우리 아들이 깨어나고 온전하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또한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관련법을 만드는 분들은 제발 우리 아이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답변영상을 통해 "하루빨리 학생의 몸과 마음이 회복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라며 "사건 발생 후 경찰서를 통해 사안을 통보받은 학교는 해당 교육청에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 교육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피해학생 보호 조치를 결정하고, 가해학생들에 대해서는 퇴학과 함께 부가적 특별교육 조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이어 "경찰과 검찰은 중상해 및 공동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가해학생을 구속 기소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재판 결과 등에 대한 사항은 정부가 답변드리기는 어렵지만, 재판을 통해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그동안 소년범죄와 관련한 여러 건의 국민청원이 20만 동의를 넘었다"라며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아 소년의 강력범죄 증가로 이어진다고 판단하시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년범죄 발생을 예방하고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고려하는 방안은 국회에 발의된 성폭력을 비롯한 중대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해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에 대한 입법 논의 지원, 보호처분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보호관찰 내실화, 보호관찰 청소년들의 야간 귀가지도 대폭 강화 등이다.
다만 강 센터장은 "소년의 경우 엄벌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보호와 관심을 통한 개선도 중요하다"라며 "정부는 소년 교화와 사회 복귀를 위한 의견들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논의를 이어가겠다. 아울러 교육당국에서도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계속 강조해 가겠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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