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난 극복 총력..TF 만들고 내각 위상 끌어올려

최선영 2021. 2. 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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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경제지휘권' 복원에 안간힘..김정은 "끝까지 밀어주겠다"
북한 당 전원회의 2일차 회의서 올해 경제·문화 목표 제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2일차 회의를 이어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날 보고에서 대남·대외부문의 활동 방향을 제시하고 농업·수산을 비롯한 경제 분야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2021.2.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최근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를 만든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총비서가 전날 열린 노동당 제8기 2차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 보고에서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의 역할을 높일 데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내각중심제·내각책임제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방도적 문제들을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그러면서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의 고유한 경제 조직자적 기능과 통제기능을 복원하여 경제 전반에 대한 지도관리를 개선"할 것을 강조했다.

김 총비서의 발언으로 미뤄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는 내각의 경제사업 지휘 기능과 역할을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존의 낡은 경제 시스템 전반을 손보기 위해 만든 태스크포스(TF)로 추정된다.

북한이 미국과 회담이나 대남 관계에서 비공식으로 TF를 만든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경제 부문에서 당국 차원의 TF를 만든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발생 초기 내각 성·중앙기관, 도와 시·군 인민위원회에 비상설 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공개한 바 있다.

그만큼 북한이 코로나19만큼이나 현재의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고 그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음이 엿보인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자력갱생으로 경제난을 타개하려면 무엇보다 내부의 불합리하고 낡은 경제시스템을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도 "경제사업을 대담하게 혁신적으로 전개하도록 당적으로 끝까지 밀어줄 것"이라며 "올해 경제사업의 성과 여부가 국가경제지도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에 많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현 단계 경제전략은 정비전략·보강전략"이라며 "국가의 통일적인 지휘와 관리 밑에 경제를 움직이는 체계와 질서를 복원하고 강화하는데 당적, 국가적 힘을 넣어야 한다"고 밝힌 연장선이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국가의 통일적 지휘·관리'가 결국 내각의 지휘 기능을 복원한다는 의미임을 분명히 했다.

사실 북한 경제 시스템의 최대 악폐 중 하나는 경제를 책임지고 이끄는 내각이 전혀 힘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내각의 '경제사령부' 위상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노동당의 영도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수십 년간 굳어온 질서와 분위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전면에 나서 변화를 모색하는 셈이다.

대표적 사례로 신설된 당내 전문부서 경제정책실의 전현철 실장이 내각 부총리를 겸임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한 사람이 당과 내각의 보직을 동시에 맡은 경우는 전례 없는 일로, 내각에 힘을 실어 내각 간부의 지시와 지휘에 철저히 따르도록 한 조치인 셈이다.

최근 들어 내각 총리와 부총리, 장관급인 상들이 노동당 비서와 부장으로 인사이동을 수시로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각 간부들과 기념사진 찍는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새로 선출된 내각 간부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탁자 위를 손가락으로 짚어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1.1.1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더욱 주목되는 것은 내각의 위상 제고뿐 아니라 실제 경제 전반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 체제의 악폐 중 또 하나는 내각이 경제사령부라는 이름만 있었을 뿐 열악한 기업들만을 관장해왔다는 점이다.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기업은 군수산업인 제2경제위원회 아니면 노동당과 인민군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들의 독차지여서 내각의 관할 기업은 '쭉정이' 수준에 불과했다.

노동당의 재정경리부, 39호실, 경공업부 등 전문 부서와 군의 총참모부, 총정치국, 국방성 등 부문별로 나눠 제각기 노른자위 기업들을 독식하며 국가 경제를 외면한 채 외화벌이와 자체 이익만을 추구했다.

이에 따라 신설된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에는 노동당의 경제 담당 간부와 전문 부서 실무자들, 내각의 관련 부서 실무자들 뿐 아니라 특수기관 책임자들도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총비서는 집권 이후 이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지속해서 대책을 세웠고 그 연장선에서 8차 당대회에서도 "당대회 이후에도 특수성을 운운하며 국가의 통일적 지도에 저해를 주는 현상에 대해서는 그 어느 단위를 불문하고 강한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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