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사옥 매각 실패..숨통 죄이는 하나투어
반쪽짜리 건물 지분이 발목잡아
호텔 사업과 매각 작업도 지지부진
하나투어 "새로운 거래 상대 찾을 것"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하나투어가 경영난 개선을 위해 진행중이던 본사 사옥 매매계약을 전격 취소했다. 코로나19로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난 속에서 고강도 구조조정과 유형자산처분 등 비용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던 하나투어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 8일 하나투어는 유형자산 처분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거래상대의 사정으로 본사 사옥 매각계약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투어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빌딩’ 보유 지분을 940억원에 시티코어 디엠씨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번 매각으로 하나투어는 경영난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투어 본사 매각 무산, 이유는?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선 하나투어에 제동이 걸렸다. 시티코어디엠씨가 일주일만에 하나투어 본사 건물인 하나빌딩 매매 계약을 취소하면서다. 하나투어 측은 공시를 통해 “거래상대의 사정에 의해 거래취소가 됐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반쪽짜리’ 건물 지분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매수자는 빌딩 전체 소유권을 원했지만, 나머지 지분을 보유 중인 거래 상대방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거래가 무산됐다는 관측이다.
이번 매각 대상이었던 하나빌딩은 하나투어가 지분의 절반가량인 54%(저층부)를 가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2005년 원래 건물 소유주인 천호기업으로부터 전체 12층 가운데 절반(지상 1~6층)을 275억 원에 사들였다. 2000년 여행사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하나투어는 2005년 당시 여행업계 최초로 전체 직원 수가 1500명을 넘어서는 등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2015년 면세사업에 뛰어든 하나투어는 이듬해인 2016년 본사 사옥 1~6층에 시내면세점을 차렸다. 건물 7~12층 공간은 2500여 명 하나투어 직원이 근무하는 사무실 용도로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하나투어 측은 새로운 거래 상대를 찾아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본사 사옥은 이번 매각에서 94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나투어 전체 자산(!조 76억원)의 9.3% 규모다. 하나투어도 공시를 통해 “새 매수자가 결정되는 즉시 공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만큼 재무구조개선과 현금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말이다.
◇적자는 쌓이는데, 호텔 매각도 지지부진
호텔사업 청산과 호텔 매각 작업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호텔사업을 청산을 계획하고 호텔에 대한 매각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호텔업의 특성상 임차·인건비 등 고정 지출이 크기 때문에 경영을 지속해나가기 힘들 수 있기 때문. 특히 면세사업을 비롯, 비핵심 자회사를 정리하는 상황에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 감소로 적자에 허덕이는 호텔사업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텔 매각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호텔을 매각하더라도 현금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하나투어는 자회사 마크호텔을 통해 티마크호텔 명동과 회현동 티마크그랜드호텔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부동산을 보유한 곳은 명동 티마크호텔 뿐이다. 2019년 882억원에 건물을 인수했는데, 이 중 800억원 가량을 대출로 충당했다. 실상 호텔이 팔리더라도 이익은 크지 않은 셈이다. 인사동 센터마크호텔은 신영자산개발과 공동 소유로 50% 지분만 갖고 있다. 남대문 티마크 그랜드호텔은 2016년부터 20년간 임대계약을 맺고 운영 중이라 매각 대상이 될 수 없다.
호텔사업 청산 문제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구 경영진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경영진과 기존 경영진이 현재 내부에선 “주력 분야가 아닌 만큼 호텔사업을 청산해야 한다”는 의견과 “여행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호텔에 대해선 좋은 조건이 들어오면 매각을 검토하겠지만, 아직은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경록 (r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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