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HO 코로나 기원 규명 실패에 "결론 안 났다.. 中 협조 미흡"

권경성 2021. 2. 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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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발병지 중국 우한 출장 조사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규명에 실패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고백에 미국이 "아직 결론을 내기에 이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WHO 조사 결과 관련 입장은 바이든 정부가 정한 대(對)중국 전방위 압박 기조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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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국무부, 자체 조사 가능성 시사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9일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최초 발병지 중국 우한 출장 조사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규명에 실패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고백에 미국이 “아직 결론을 내기에 이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고 중국 정부를 질책하면서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일 발표된 WHO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이번 조사의 계획과 실행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조사 결과와 근거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검토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WHO의 전문가들이 중국으로부터 완전한 협조를 받은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그 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소한 지금까지는 중국이 필요한 투명성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생각한다”며 미국은 WHO의 데이터와 자체 정보에 기반해 결정을 내릴 거라고 밝혔다.

이런 자체 조사 가능성 시사에는 코로나19가 중국으로부터 비롯됐을 거라는 미국의 여전한 신념이 드러난다. 면책을 위해서라면 방법을 가리지 않는 중국과 결국 그 벽을 넘지 못한 WHO 둘 다 믿을 수 없다는 게 미국 입장인 셈이다. 사키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에 대한 진상 규명을 강조한 바 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정부도 대유행이 중국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을 이끈 WHO의 식품안전ㆍ동물질병 전문가 피터 벤 엠바렉은 이날 우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지 조사로 새 정보를 얻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원 규명 실패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특히 그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거라는 가설은 가능성이 희박해 관련 추가 조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을 이끄는 피터 벤 엠바렉 박사가 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를 보여주는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우한=AP 연합뉴스

인도와 국경 분쟁엔 “中 이웃국 위협 우려”… 전방위 압박

WHO 조사 결과 관련 입장은 바이든 정부가 정한 대(對)중국 전방위 압박 기조의 일환이다. 인도 포섭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고 미국은 인도 같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는데, 특히 그는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려는 중국의 계속된 시도를 우려한다”고 언급했다. 인도와 중국은 지난해 6월 갈완 계곡 충돌 이후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이 이날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두 장관이 인도ㆍ태평양 지역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쿼드’(Quad) 등 지역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했다고 전했다. 쿼드는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ㆍ태평양 연안 4개국 간 비공식 협의체로, 인도와 호주, 일본이 참여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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