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진보' 정말 있을까.. 박영선 vs 안철수 분석해봤더니

최형창 2021. 2. 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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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우세 나온 리얼미터는 전화 면접과 자동응답 병행
야권 후보 우세 나온 엠브레인퍼블릭 100% 전화면접조사
전문가 "서울 대통령 부정평가 높은 만큼 '샤이 진보'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두고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가상대결에서 기관마다 결과가 출렁이고 있다. 10일 발표에 따르면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다자·양자 모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가 야당 후보들을 앞선 것으로 나타난 반면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다자에서는 선두를 달리지만 양자 대결에서는 야권 후보들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서울 지역 조사에서는 이른바 ‘샤이 진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무선 병행한 리얼미터 박영선 우위

리얼미터는 TBS가 YTN과 공동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7.2%),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가상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비율은 38.9%,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비율은 36.3%로 조사됐다. 2.6%포인트 차이 접전으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 내를 기록했다.

박 후보와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의 대결에선 39.7% 대 34.0%로 오차범위 내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맞붙으면 박 후보가 40.6%로 29.7%의 오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3자 구도(박영선·나경원·안철수)가 되면 박 후보가 37.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 후보(25%)와 안 후보(22.7%)순이었다. 박영선·오세훈·안철수 후보의 3자대결 시에도 박 후보가 37.7%로 우위를 보였다. 이 경우 2위는 안 후보(26.7%)였고 이어 오 후보(18.7%)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빨간 잠망경 앞에서 열린 '청년, 우상호와 함께' 현장 간담회에서 청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에서 박 후보 대신 우상호 후보가 나서면 양자대결에서 열세였다. 우상호 대 안철수(28.2% 대 40.4%), 우상호 대 나경원(29.1% 대 34.4%), 우상호 대 오세훈(30.6% 대 32.7%)으로 안 후보와는 오차범위 밖, 나머지 국민의힘 후보들과는 오차범위 내에서 밀렸다.

여야 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26.2%, 안 후보 19%, 나 후보 15.1%, 오 후보 9.4%, 우 후보7.7%, 국민의힘 조은희 후보 2.8%, 무소속 금태섭 후보 1.4%,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 1.3%, 열린민주당 정봉주 후보 1.0%,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 0.4%로 집계됐다.

◆무선 100%로 돌렸더니 야권 우위

반면 뉴스1 의뢰로 실시된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엠브레인퍼블릭은 지난 8∼9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양자 대결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고, 응답률은 19.3%)를 벌인 결과 안 후보는 45.2%를 얻어 35.3%의 박 후보를 따돌렸다. 다른 후보들은 박 후보와 접전을 기록했다. 오세훈(41.5%)대 박영선(39.1%)뿐 아니라 나경원(41.1%) 대 박영선(41.4%)에서도 오차범위 내에서 다퉜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조사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의 조사방법은 무선(80%) 가상번호와 유선(20%) RDD 방식으로, 전화면접(50%)·자동응답(50%)을 병행했다. 반면 엠브레인퍼블릭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면접조사(무선전화 100%)’로 실시됐다.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 앞에서 일자리 정책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세계일보 통화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정치적인 관심도가 높은 사안인데 조사방법에 따라서 응답자의 태도가 달라진다”며 “면접원들이 직접 조사하게 되는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샤이 보수가 아니라 샤이 진보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울의 정치적 지형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부정평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부동산 문제 등에서 여권에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 때문에 자동응답 방식이 아닌 면접원 조사에서는 중도층 내지는 중도진보층에서 더 적극 응답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 평가에 있어서는 부정적이더라도 진보 중도 성향인 유권자라면 서울시장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인데 박영선·우상호 후보를 지지하느냐고 면접원이 물어보면 선뜻 얘기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이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중도층은 면접원 조사에서는 적극적으로 보수 야권 단일후보에 힘을 실어줬지만, 직접 투표장에 나오는 것과는 또 다른 얘기”라며 “보궐선거는 조직력의 파괴력이 큰데 그 점에 있어서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구청장·시의원·구의원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것과 샤이 진보가 얼마만큼 투표장에 가느냐가 중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엠브레인퍼블릭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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