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서울역·터미널·공항..'나홀로 귀성' 많아
전국 고속도로 막힘 없이 원활한 소통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오전 기차역과 터미널, 공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한산했다.
사정상 불가피하게 고향에 내려가는 귀성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리를 띄어 앉는 등 방역에 각별히 신경 썼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서울역은 평소보다는 붐볐지만 예년의 설 연휴 전날보다는 확연히 썰렁했다.
추운 날씨 탓에 롱패딩과 코트로 무장한 귀성객들은 대합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열차를 기다렸다. 과일, 한우 등 명절 선물을 들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방역 소독'이라고 쓰인 조끼를 입은 미화원들은 걸어다니며 곳곳을 닦고 소독했으며, 대합실 의자는 가운데 자리가 비워져 있었다. 오전 9시 부산행 열차 내부는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창측 좌석에만 승객들이 줄지어 앉았다.
수레를 끌고 이동하던 환경미화원 김모(47)씨는 "명절을 앞두고 평소보다는 이용객이 많지만, 열차 기다리는 사람들로 터미널이 가득 찼던 과거 설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합실에서 명절 선물을 판매하는 김모(60)씨는 "오늘이 대목인데 사람이 거의 없어서 본전도 안 될까봐 걱정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설 연휴기간 직계 가족이라고 해도 주소지가 다르면 5인 이상 모이지 못하게 하는 방역당국 지침으로 `나홀로 귀성'을 택하는 승객도 있었다.
부산행 열차를 기다리던 유모(35)씨는 "작년 추석에도 코로나로 못 내려가서 올해는 가려고 왔다"며 "아이랑 아내는 집에 두고 나 혼자만 다녀온다"고 했다.
오전 8시께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도 썰렁했다.
간혹 명절 선물 세트를 들고 캐리어 가방을 끄는 이들이 있었지만, 가족 단위 귀성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매표소 앞도 한산했다. 터미널 내 프랜차이즈 카페와 빵집에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손님이 적었다.
어묵을 파는 분식집에도 손님 두어 명이 있을 뿐이었다. 분식집 사장 이모씨는 "작년 명절 전날 아침이랑 비교하면 매출이 40%도 안 되는 것 같다"며 "코로나 때문인데 누굴 탓할 수도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인근 편의점에는 손님이 1명도 없었다. 매장을 정리하던 점주 이모(59)씨는 "사람이 예년 명절 아침과 비교해 반도 안 되는 것 같다"며 "그래도 오후 3시부터는 매진인 차량이 많다더라. 오후에 손님이 몰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행 버스를 기다리던 황모(29)씨는 "지난 추석에도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해 이번에는 부모님과 식사만 하고 저녁에 다시 귀경할 계획"이라며 "교통수단 내 감염이 우려돼 승객이 없는 이른 시간대 버스를 이용하려고 왔다"고 했다.
일부 버스 내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만석에 가까운 버스에서는 승객들끼리 다닥다닥 붙어 앉을 수밖에 없었다.
한 버스 기사는 "현실적으로 버스에서 거리두기가 되겠냐"며 "만석에 가까운 차들이 벌써 나오기 시작하는데, 사람들이 더 몰리기 시작하면 더 어쩔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김포공항 1층 수하물카운터에서는 짐을 부치려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오늘 하루 비행편수는 40편이고, 이 가운데 제주도가 30편으로 가장 많다"며 "귀성객 위주인 다른 도시행 비행편과 달리 제주도행은 여행 가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옆 카운터에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오전 9시 출발하는 광주행 항공편은 전 좌석 189개가 만석이었다. 3층 탑승장에서는 안전거리 유지하라는 방송이 주기적으로 나왔고, 탑승객들은 이에 맞게 거리두기를 비교적 잘 지켜고 있었다.
김포공항 안내데스크에서 4년 동안 일한 박모(51)씨는 "이용객 숫자는 평소랑 비슷하고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작년 설에는 아무래도 코로나 초기라 지금보다 분주했다"도 했다.
부산으로 가는 A씨는 "식구가 3명이라 5인 집합금지와 상관없이 올해도 귀성길에 오르게 됐다"고 했다.
이날 오전 전국 고속도로는 아직 막히는 구간 없이 원활한 흐름을 보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전 10시에 승용차로 서울요금소를 출발할 경우 전국 주요 도시까지 소요 시간은 부산 4시간 40분, 광주 3시간 20분, 울산 4시간 20분, 강릉 2시간 50분 등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교통량을 463만대로 예상했다. 귀성 방향으로 차들이 몰리면서 오전 11시께 정체가 시작해 오후 6시께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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