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서 '경제' 부르짖은 김정은..대외 메시지는 없었다

김서연 기자 2021. 2. 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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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사는 문제' 등 인민대중제일주의 기조 재강화
대외 입장 유지 전망..메시지 없이 "활동 방향 명백히 찍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9일 북한에서 이틀째 진행된 노동당 당 전원회의의 중심은 전날에 이어 경제 부문이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했다. 관심을 모았던 대외·대남 부문은 "활동 방향을 명백히 찍었다"고만 언급되고 구체적인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우리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에서 관건적 의의를 가지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2월9일에 계속되었다"라며 김정은 당 총비서의 의정 보고 사항을 전했다. 보도된 발언 대부분은 올해 당 대회에서 공식 국가 기조로 내세운 '인민대중제일주의'에 초점을 둔 '먹는 문제' '사는 문제' 등 민생 생활경제 개선에 집중됐다.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사업 과업들을 제시하며 전부 '인민들을 위해서'라는 방향성을 거듭 밝혔다. "어로 활동과 양어, 양식을 적극화해 더 많은 수산물들이 인민들에게 차례지게 할 데 대한 과업" "인민들에게 편리하고 문명한 생활조건을 제공하기 위하여 집행하여야 할 체신, 국토환경, 도시경영부문 사업" "인민생활을 개선향상 시키는데 절박하게 나서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의 선차적 해결" 등 '인민 중심' 기조를 강조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전날 '소극적, 보신주의적' 태도를 질책했던 국가경제기관 간부들한테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간부들에 대한 공개적인 질책과 이어진 철저한 과업 수행 독려는 북한 주민들에게도 당이 민생 생활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선명한 메시지를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농업을 추켜세우는 것은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주의 건설을 성과적으로 다그치기 위하여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결실을 보아야 할 국가중대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문은 이날 회의가 "경제사업과 인민생활에서 반드시 뚜렷한 개선을 가져오려는 전체 참가자들의 높은 당적 책임감과 비상한 각오가 차넘치는 속에 진행되었다"라며 '경제건설과 인민 생활에서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통이 큰 작전안과 명철한 방도들이 밝혀졌다'라고 설명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가 9일 계속됐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대외 메시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신문은 "총비서 동지께서는 보고에서 인민 군대와 군수공업 부문이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하여 올해에 수행하여야 할 전투적 과업들과 대남 부문과 대외사업 부문의 금후 활동 방향을 명백히 찍어주시고 이를 한치의 드팀도 없이 철저히 집행해나갈 데 대하여 강조하시었다"라고만 전하는 데 그쳤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 대회를 통해 대남·대미 교착 국면에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미국엔 '강대강, 선대선' 원칙으로, 남한엔 '하는 만큼' 상대하겠다고 상대 태도에 따라 대화에는 '열려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동시에 폐막사에서는 앞으로도 북한은 핵기술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국방력 강화 기조를 밝혔다.

이날 2일차 회의에서 소개된 발언을 보면 북한은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대응에 따라 대처하겠다는 점을 재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메시지 표출은 없었어도 '활동 방향을 명백히 찍었다'라는 언급은 내부적으로는 앞으로의 행보를 준비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각 부문들의 2021년도 사업계획 심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대외 부문 내용도 회의 폐막 뒤 결정서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지만, 당 대회에서 표출한 '거리두기' 기조에서 큰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강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강대강, 선대선 전략을 구체화하고 대남·대외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을 비중 있게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군사력 카드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 성과를 거두었고 내부 결속과 대외 압박의 최상의 카드이므로 앞으로도 쉽게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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