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코로나, 2~3년 안에 안 끝나.. 변이 바이러스 때문"
데이터에 근거해 피해 공평하게 나눠야
집단감염 10만 건 중 식당·카페 3건 뿐
교회·요양시설·구치소가 더 많이 발생
인원 10명·시간 11시·등교도 최대한으로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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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단체기합 방식의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확진자 수에 매몰된 방역수칙을 고집하고 있다.” 이게 도대체 누구 말이냐, 서울의대 교수이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본과 위원 맡고 계시는 김윤 교수의 최근 발언입니다. 사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 우리는 거리두기를 철칙으로 생각했죠. 조금 이것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거리두기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김윤 교수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청취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 오늘 김윤 교수를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윤>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에서 그동안 일하시면서 사실 문재인 정부 의료정책의 큰 방향에 많은 영향을 주셨던 걸로 저희가 알고 있어요.
◆ 김윤> 나름 하느라고 했습니다.
◇ 김현정>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끌고 오셨던 분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분이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서 일종의 쓴소리를 하시니까 조금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이게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하고 어떤 의미일까요?
◆ 김윤> 단체기합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가장 영향을 받는 업종 중에 하나가 식당이나 카페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난 여름부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통계를 쭉 보면 식당이나 카페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10만 개소당 3건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10만 개 중에 3개가 잘못해서 집단감염이 생겼는데 나머지 9만 9997개가 문을 닫아야 되는 거죠.
◆ 김윤> 네, 조금 더 실감나게 말씀드리면 대한민국에 군인이 한 60만 명쯤 되는데 집단감염이 일어난 식당과 카페 수는 규모로 치면 2개 분대입니다. 그러니까 군대에서 2개 분대가 잘못했는데 대한민국 군인 전체가 기합을 받는, 그런 약간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거죠.
◇ 김현정> 비효율적이다. 그런데 거리두기는 강하면 강할수록 확산이 덜 되는 거는 명백한 사실이고 그래서 강하게 막아서라도 이 사태를 빨리 끝내자. 짧고 굵게 끝내자,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동의했던 거 아닌가요?
◆ 김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은 코로나19는 종식되는 건 사실 단기간 내에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예를 들어서 3단계를 굉장히 강력하게 2주, 한 달을 했다라고 해도 코로나는 잦아들지 않고 또 시간이 지나면 지역사회 감염이 재발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짧고 굵게라고 하는 건 듣기에는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작동하는 법은 없습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이시구나. 그러니까 이게 진짜로 짧고 굵게 끝날 것 같으면 짧고 굵게 하는 게 맞는데 지금 코로나19 추이로 봤을 때는 이거는 상당히 갈 거다. 지속 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된다, 그 말씀으로 들리네요.
◆ 김윤> 그리고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규제를 받는 시설이 대부분 다중이용시설입니다. 그런데 지난 8월부터 집단감염을 쭉 분석을 해 보면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11%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10개 중에 하나밖에 되지 않고요. 나머지는 교회, 병원, 요양병원, 구치소, 그러니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중점관리시설이나 일반관리시설로 구분하지 않고 있는 나머지 시설들. 소위 필수시설이라고 하는 곳에서 대부분의 집단감염이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엉뚱한 곳을 관리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정부가 엉뚱한 곳을 관리하고 있다. 그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지금 밤 9시까지 영업 제한, 또 얼마 전까지는 카페 테이크아웃만 됐던 것들. 또 5인 이상 모임 금지, 이런 것들이 다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 보시는 거예요?
◆ 김윤> 네, 그렇습니다. 식당이나 카페가 전체 집단감염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집단감염이 전체 감염의 절반쯤이 되니까 전체 감염 중에서 식당이나 카페에서 발생하는 감염의 비율은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거죠.
◇ 김현정> 그게 데이터에 안 잡혀서 그런 거 아니에요? 식당에서 감염됐는데 거기에서 감염됐는지를 몰라서 그렇게 나온 건 아니에요?
◆ 김윤> 일부 그럴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집단감염이 어디서 생겼는지에 관한 경로가 파악되고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니까 지금까지 들었던 이야기랑은 달라서 저도 지금 조금 어리둥절한데. 그런데 감염병이라는 건 그래프가 정비례로 올라가는 게 아니고. 즉 1명에서 2명, 2명에서 3명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고 1, 2, 5, 7 이렇게 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고리를 아주 초창기부터 끊어야 되고 그래서 지금 철저하게 식당에서 비록 적은 수라도 그런 것부터 막아야 된다, 이런 거 아니에요?
◆ 김윤> 그러니까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집단감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는 첫 번째, 누구를 대상으로 어느 정도의 강도로 할 거냐의 방법의 문제가 있고요. 얼마나 빨리 할 거냐의 문제가 있고요. 확진자 수가 몇 명일 때 우리가 거리두기의 단계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격상하느냐에 대한 강도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빨리 해야 된다는 데는 저도 동의합니다.
◇ 김현정> 초창기에 끊어야 된다는 것도 동의하시지만. 그 자체를 부인하신 건 아니에요
◆ 김윤> 그런데 그 방법이 잘못됐다는 거죠. 단체기합 방식이 잘못됐고 실제로 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시설을 놔두고 소수의 감염이 발생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만 강력하게 규제하는 방식이 잘못됐다는 거죠.
◆ 김윤> 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거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단체 기합이 되지 않으면서도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지금부터는 제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윤> 그러니까 조금 생각해 보실 점은 외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때 식당이나 카페의 문을 닫도록 하거나 예를 들면 테이크아웃만 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나라보다 수십 배 많은 환자가 생기기 때문에. 다시 말씀드려서 제가 10만 개소 중에 3개소가 집단감염이 생긴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외국은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식당이나 카페에서 집단감염이 생기는 거죠. 그러니까 문을 닫는 방식이 필요하기도 하고 효과적이기도 한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확진자 수가 적은 경우에는 극히 소수의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데 문을 닫도록 하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는 거죠. 확진자 수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단체기합이 아닌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문을 닫지 않도록 하는 대신 우리가 이제까지 써왔던 예를 들면 면적당 손님의 수를 제한한다 할지, 영업시간을 제한한다 할지, 다른 종류의 방역지침을 강화한다 할지, 이런 방식을 써가면서 최대한 문을 닫지 않도록 하는 방식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이런 것이죠.
◇ 김현정> 그러면 5인 이상 모임 금지, 이 제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윤> 5인 이상 모임 금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위험을 우리 사회가 분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특정 업종이나 특정 시설에 피해가 집중되지 않는 방식이죠. 그러니까 문을 닫는 방식보다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방식이 더 공평한 방식인 거죠. 그런데 지금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방식은 너무 엄격해서 그보다는 좀 인원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죠. 예를 들면 10인 정도.
◇ 김현정> 10인 정도까지는 가능하다고 보세요?
◆ 김윤> 대개 외국에서 우리로 치면 3단계쯤에 해당할 때 어떤 나라는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어떤 나라는 10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합니다. 굉장히 강력한 조치입니다.
◇ 김현정> 우리가 굉장히 강력한 거군요. 그럼 교수님은 지금 우리의 확진자 수를 생각할 때 5인 이상은 너무 강하다고 보시는, 좀 비효율적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 김윤> 네, 너무 그러니까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밤 9시 영업제한은 제한을 두는 것 자체에는 찬성을 하시는 것 같은데.
◆ 김윤> 네, 그런 원칙. 하지만 지금 예를 들어서 10시나 11시 정도로 연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랬다가 막 2차로 모이고, 안 만들 회식 만들고 이러지 않겠느냐라는 게.
◆ 김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코로나19의 집단감염에 대한 상식을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를 기반으로 해서 다시 만들 필요가 있는데요. 그러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부분의 집단감염은 다중이용시설이 아닌 교회, 병원, 복지시설, 이런 데서 생긴 겁니다.
◇ 김현정> 데이터를 가지고 생각하라, 이 말씀이세요. 막연한 것이 아니라.
◆ 김윤> 처음에는 우리가 잘 몰랐으니까 직관에 의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원칙을 세우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1년이 지났는데 그리고 데이터가 다 축적돼 있는데 그 데이터를 보지 않고 근거를 만들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거는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이고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너무 막대하다는 거죠.
◇ 김현정> 청취자 해피라디오님이 이런 질문 주셨는데. “그런데 다중이용시설에서 적게 나오는 이유가 여태 잘 막았기 때문에, 금지했기 때문에 적게 나오는 거 아니냐.” 하는 질문.
◆ 김윤>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 저희가 지난 가을에 1단계를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9월~10월쯤이었는데요. 그때에 비교해서 올겨울 3차 유행에 시설 유형별로 확진자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비교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평균적으로 보면 9월, 10월에 비해서 올 겨울에 확진자 수가 한 3.3배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단위로 표준화를 해서 보면. 그런데 식당이나 카페는 얼마나 늘었냐면 1.2배가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식당이나 카페가 우리 사회의 평균에 비해서 한 3배쯤 강력하게 규제를 받은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영업제한 들어가기 전부터. 전과 비교해도 그렇다 그 말씀이에요.
◆ 김윤> 네,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부담을 피해를 우리 사회가 공평하게 나눠 쥐어야 되는데, 사실은 식당과 카페와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과도하게 규제를 해서 그 피해를 집중적으로 전가시키고 있는 구조인 거죠.
◆ 김윤> 그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규제를 하는 대신 보상을 해 주면 지속 가능하고 불공평한 부분이 일부 해소가 되겠죠. 그런데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평균적인 위험도 이하로 규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방식이 되는 거죠.
◇ 김현정> 비효율이라는 얘기를 계속 강조하고 계시네요. 조금 더 쉽게 제 말로 표현하자면 가성비, 이렇게 우리가 따져야지 지속 가능하다. 학교 같은 경우 등교 수업 하느냐 마느냐 놓고 지금 교육부가 계속 고심하고 있거든요.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 김윤> 학교는 이제까지의 자료를 놓고 보면 바깥보다 훨씬 안전한 곳입니다.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적고요. 학교를 문을 닫으면 학생들이 학교 바깥에서 학원가고 오락실 가고 이러면서 감염이 더 생깁니다.
◇ 김현정> 학교 문 열어야 된다고 보세요? 저학년뿐만 아니라 다 열어야 한다고 보세요?
◆ 김윤> 네, 최대한 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김윤 교수님, 지금 들으시면서 많은 청취자분들이 놀라셨어요. 왜냐하면 지금까지 뉴스쇼에 나와서 말씀하셨던 전문가들하고 지금 방향이 많이 다른 이야기를 하셔서. 그런데 이 이야기를 정은경 청장이나 이런 분들하고 하셨어요?
◆ 김윤> 개인적으로 한 적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세요, 두 분 친하지 않으세요? 두 분 다 이 나라의 의료 케어 정책을 같이 갖고 가시는 분들인데. (웃음)
◆ 김윤> 대학 동기이긴 하지만 바쁘신 분한테 자꾸 전화할 수가 없어서. (웃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저희가 지금 의료현장에서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골고루 들려드려야 될 것 같아서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오늘 김윤 교수의 말씀을 경청했고요. 다음에 한번 토론 자리가 있다면 교수님 한 번 더 모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김윤>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 김현정>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신선한 충격을 받으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요. 알겠습니다. 10초 남았는데 하나만요. 언제쯤 코로나19 끝날 걸로 김 교수님은 보십니까?
◆ 김윤> 앞으로 한 2~3년 안에 끝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또 한 번 충격을 주시네요. 2~3년이나 걸려요? 백신 맞으면 1년이면 끝나는 거 아니에요?
◆ 김윤>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지금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지는 우리나라만 백신을 맞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귀한 말씀 들었습니다. 김윤 교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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