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 15일부터 '설연휴 여론 관심'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2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실시
2월 15일~17일 제주도민과 성산읍 주민 5000명 대상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찬반만 묻는 방식
안심번호 발급문제로 선거관련 질문도 서너개 추가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수용놓고 제주도와 도의회 입장 달라
국토교통부,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 입장..찬반 차이 미미할땐 난감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변수로 떠올라
유권자 트렌드 변화도 변수..자신의 생활과 연관지어 판단
찬성측 "제주 제2공항 건설로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고 지역균형 발전도"
반대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1년 2월 9일(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입니다. 오늘(9일) 66번째 주제는 여론조사 실시가 확정된 제주 제2공항 문제라구요?
◆이인> 5년 넘게 찬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문제가,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의견 수렴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에 제주도와 도의회가 합의했었는데요. 바로 그 여론조사의 실시 시기와 방법이 확정됐습니다. 그래서 오늘(9일) 주제로 들고 나왔습니다.
◆이인> 지난해 12월 11일 제주도와 도의회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도민들에게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원래는 올해 1월 11일까지 여론조사가 끝났어야 했는데 휴대전화 안심번호 발급 문제로 지연됐습니다.
◇류도성> 안심번호를 발급받으려면 조건이 있기 때문이죠?
◆이인> 두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요. 우선 선거법상 휴대전화 안심번호는 선거관련 질문이 들어가야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 제주 제2공항 찬반 문제만 물어서는 안심번호를 발급 받을 수 없다는 얘깁니다. 두 번째로 제주도와 도의회에는 안심번호가 부여되지 않고 언론사와 정당에게만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여할 수 있습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굳이 안심번호를 발급받지 않아도 될텐데요?
◆이인> 여론조사는 유선 20%, 무선 80%로 실시되는데요. 유선만을 100%로 한다면 굳이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고 무선이 포함돼도 무작위로 휴대전화를 돌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습니다. 휴대전화 안심번호는 성별, 지역별, 연령별로 적정하게 배분돼 발급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이나 특정 연령 등에 편향되지 않습니다.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류도성>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안심번호를 발급받아야 하고 또 그걸 위해서는 언론사와 정당이 대신 여론조사 의뢰기관이 돼야 한다는 거네요?
◆이인> 그래서 제주도와 도의회가 제3의 기관에 의한 여론조사 실시가 가능한지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구요. 선관위는 제3의 기관을 통한 여론조사가 가능하고 제2공항 찬반 문항을 포함해 주도록 공무원이 제3의 기관에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며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전달해 정책에 반영하는 행위도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인> 제주도와 도의회는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에 제주 제2공항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대신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제주CBS와 KBS제주, 제주MBC, JIBS, KCTV, 연합뉴스, 제주일보, 제민일보, 한라일보 등 9개 언론사는 치열한 내부 토론 끝에 지난 1월 이를 수용했습니다.
◇류도성> 여론조사는 언제 실시되나요?
◆이인> 9개 언론사가 2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설 연휴 직후인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실시되구요. 2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전체 제주도민 각 2000명과 별도 성산읍 주민 500명씩, 모두 5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집니다. 최종 결과는 18일 저녁 8시에 언론사 보도로 발표됩니다. 이후 제주도와 도의회, 국토부에 전달됩니다.
◇류도성> 여론조사 문항은 어떻게 되나요?
◆이인>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선 성산읍에 제2공항을 짓는 것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만을 묻는 방식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됩니다. 또 언론사가 안심번호를 발급받으려면 선거관련 질문도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선거관련 질문이 서너개가 들어갑니다.
◇류도성> 제주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에 대해 국토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이인> 국토부는 제주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도민의견 수렴 결과를 제출하면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류도성>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한다는 건가요?
◆이인> 그렇지는 않습니다. 1% 포인트 차이에 불과해도 수용한다고 국토부가 못을 박은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말은 애매합니다.
◆이인> 2개 여론조사 기관의 찬반 결과가 서로 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구요. 또 전체 제주도민을 상대로 한 조사와 별도 성산읍 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가 다를 때도 문제가 되겠죠. 더욱이 오차범위 이내에서 찬반이 갈릴 때도 수용 여부를 놓고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류도성> 제주도와 도의회도 수용 여부를 놓고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이인> 제주도의회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심지어 좌남수 도의회 의장은 찬성과 반대가 1%P 차이에 불과해도 승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 등 제주도정은 이번 여론조사가 참고용일 뿐이라는 입장을 꾸준히 내비쳤습니다.
◇류도성> 여론조사를 놓고는 찬성과 반대 단체의 입장도 달라요?
◆이인>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 등 찬성단체는 국책사업인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해 왜 도민 여론조사를 실시하느냐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입니다. 그러나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의회 등 반대단체는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의견 수렴 방법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것에 환영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류도성> 여론조사 찬반 결과 어떻게 나올지 그야말로 도민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변수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이인>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론조사가 실시된다는 점이 우선 변수일 겁니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굳이 제2공항을 지을 필요가 있느냐며 무용론을 주장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경제가 침체됐는제 제2공항 건설로 활기를 되찾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쪽도 있기 때문입니다.
◇류도성> 또 어떤 변수가 있나요?
◆이인> 통상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놓고는 경제와 환경으로 갈리며 찬반 대립이 있는데요. 요즘은 ‘자신의 생활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를 놓고 정치적, 정책적 결정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가령 “제2공항은 우리 집에서 너무 멀어 불편한데”라거나 “공항이 우리 집과 가까워져서 편하겠네”로 찬성과 반대가 갈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류도성>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찬반의 역사 오래됐죠?
◆이인> 지난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발표되면서 5년 넘게 찬반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2018년 9월과 2019년 4월에는 2차례에 걸쳐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열렸지만 합의된 권고안을 내지 못했습니다. 2019년 11월에는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갈등해소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또 제주도와 도의회가 2020년 7월 4차례에 걸쳐 제2공항 쟁점해소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고 2020년 10월에는 현 제주공항 활용 가능성을 놓고 끝장토론회가 2차례 열렸습니다.
◇류도성> 결국 쟁점은 현 제주공항을 확충하는게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로 좁혀졌죠?
◆이인> 지난 2015년 ADPi가 19개 권고안을 제시하며 한해 3000만명이 이용하는 현 제주공항을 확충해 3500만명에서 4000만명까지 수용 가능한 공항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게 가능한지를 놓고 국토부와 반대단체의 입장이 완전히 갈린 겁니다.
◆이인> 19개 권고안 중 15개는 제주공항 단기.중기.장기 확충계획에 반영됐거나 실행되고 있지만 항공기 분리간격 축소와 남북활주로 활용 등 나머지 4개는 안전성 문제와 악기상, 안보상황 등으로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류도성> 그럼 반대단체는 어떻게 반박합니까?
◆이인> 19개 권고안을 충실히 따르고 인적 능력에 의지하는 관제가 이난 첨단 관제 운영시스템을 도입하고 터미널 이전 신축과 주기장 확대 등을 갖추면 현 제주공항 확충만으로도 한해 4000만명 이용이 가능하다고 반박합니다.
◇류도성> 안전성 문제를 놓고 결국 서로 생각이 다른건데 지금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남북활주로 활용을 놓고도 상반된 입장이에요?
◆이인> 국토부는 1900미터에 불과한 남북활주로를 활용하려면 바다쪽으로 600미터를 매립해 활주로를 늘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항공기 바다 추락 우려와 더불어 태풍때도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반대단체는 바다 매립이 아닌 교량형으로 활주로를 연장하면 환경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도민들이 걱정하는 소음문제도 해소된다고 반박합니다.
◇류도성> 여론조사가 이제 며칠 안남았는데 찬성과 반대 단체의 여론전도 격화되고 있어요?
◆이인>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여론전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찬성단체는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균형발전도 이뤄줄 제2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단체는 제주의 문화와 환경을 보존하는 것만이 제주의 가치를 높이는 길인데 제2공항은 이에 역행한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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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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