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히말라야 빙하 홍수'..온난화·난개발 인재?|아침& 세계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지난 7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차몰리 지역에서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계곡으로 떨어졌습니다. 급류와 함께 거대한 홍수가 발생했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습니다. 인도 현지에서는 이번 참사가 지구 온난화와 난개발 때문에 벌어진 인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조대원들이 구덩이 안에서 진흙투성이의 남자를 끌어올립니다. 홍수에 휩쓸려 인근 터널에 매몰됐던 수력 발전소 노동자입니다. 인도 군과 경찰은 900m 길이의 이 터널에서 노동자 12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9명의 시신이 수습됐습니다. 여전히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실종자도 200여 명에 이릅니다. 차몰리 지역 행정 책임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차몰리 지역 행정 책임자 : 우리는 지금까지 28구의 시신을 수습했고, 이제 한 구의 시신을 더 수습해 사망자는 29명으로 늘었습니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터널에도 노동자 30여 명이 갇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홍수로 밀려온 진흙과 바위 등이 터널 앞에 잔뜩 쌓여 있어서 구조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국이 중장비를 동원해 밤낮없이 잔해를 치우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터널의 길이는 2km에 이르는데, 지금까지 겨우 120m 지점까지만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까지 실종자들의 생사도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애타는 실종자 가족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실종자의 형 : 내 동생이 여기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가 안에 갇혀 있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정보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6명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갑자기 붕괴되면서 발생한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환경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지구 온난화를 꼽고 있습니다. 특히 히말라야 고산 지대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기후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리고 인도 현지에서는 난개발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이 지역에 빙하가 많기 때문에 발전소를 건설하면 위험하다고 정부에 조언했지만, 정부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최악의 인명 피해로 이어진 인도 빙하의 붕괴와 홍수,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Q. 인도 현지에서는 지구온난화와 난개발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또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A. 그렇습니다. 이 지역은 2013년에도 비슷한 빙하 홍수 사태가 벌어졌고요. 그래서 2017년 지질학연구소에서 이 문제와 이제 기후변화 같은 요인들을 함께 들어서 댐이나 수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타라칸드주에만 모두 14개의 댐이나 보가 있고요. 이번 사고로 그중 하나가 완전히 붕괴되고 다른 하나는 부분적으로 무너졌습니다. 이런 지형들에 댐을 건설한 것은 과학기술적으로 문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히말라야 바로 앞에 있는 바로 아래에 있는 고지대인데요. 이 지역 빙하는 70년대부터 녹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온도가 높아져서 오랫동안 굳어 있던 빙하가 녹고 좁은 계곡으로 이루어진 강이나 댐에 급격한 수량변화를 가져온 게 이번 홍수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빙하와 지형이 기후변화로 이제는 본격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 지역은 신의 땅으로 불리면서 힌두교 성지가 몰린 곳인데요. 눈 덮인 산이나 계곡에 물이 고이는 영적인 장소가 많습니다. 그 신비로운 경치가 이제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Q. 히말라야 산맥 아래에 자리하고 있어서 인도 우타라칸드주는 특히 홍수와 산사태에 취약한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말씀을 해 주셨는데 과거에도 이 지역에서 이번 홍수와 유사한 참사들이 많이 발생했습니까?
A. 봄 되면 눈 녹은 물 때문에 물이 막 급류로 쏟아져서 산사태나 홍수가 잦을 수밖에 없던 지역인데요. 이번에는 높이 7800m의 난다데비산이라는 곳에서 이곳은 갠지스강이 시작되는 수원지인데요. 이곳에 빙하가 떨어지면서 수량이 급격히 늘고 그 때문에 이제 사람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면서 저런 대규모 사고가 발생을 했습니다. 지금 보면 이 지역 자체가 인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고 6000m 이상의 고산으로 둘러싸인 곳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고가 날 가능성이 항상 상존했고 기후변화로 그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Q. 생존자 구조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마는 사망자도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도 200여 명에 이르고 있고요. 구조상황이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A. 그렇습니다. 인도 당국은 지금 다급해지니까 강에 더 이상 급류가 흐르지 않도록 상류지역을 막아놨습니다. 그래서 이제 큰 물살은 지금 현재로는 흐르지 않고 있습니다마는 이 물 자체가 눈이나 빙하가 녹은 차가운 물입니다. 그래서 생존 가능성에 굉장히 이제 좀 먹구름이 끼고 있습니다. 게다가 처음에 사고가 났을 때 경사가 큰 지형 때문에 급류가 흘러내려서 마을, 다리, 시설물 이런 게 굉장히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이제 지금 문제가 더 커지고 있고요. 도로나 다리 같은 게 유실돼서 구조대나 수색대 가동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보이고 있는 화면은 그래도 댐이라든지 주요 시설 근처기 때문에 접근이 괜찮았는데 지금 보면 여러 가지 한계가 명확해 보입니다. 해당 주의 문제도 인도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기후변화를 인도의 산악지대라는 취약한 지역에서 가장 먼저 당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기존의 지형 자연파괴 문제 거기에 기후변화가 겹치면서 여태껏 겪지 못한 자연재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인도 북부를 덮친 빙하 홍수는 지구 온난화와 난개발이라는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인도의 환경단체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에 생태학적으로 민감한 곳에 발전소를 짓는 것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절실합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방역 어긴 그들만의 만찬…모임 속엔 이웅열 전 회장
- 2~3일 전 처음 때렸다지만…이웃 "전에도 아이 울음소리"
- "술병 내려치고 목 졸라"…베이징 대사관 폭행 논란
- 대낮에 찍힌 조폭 영화?…외국인 노동자들 무차별 폭행
- '그들만의 대화방' 클럽하우스 인기…초대장 거래도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