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으로 한다
서울문화사 2021. 2.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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튕기고, 긁고, 돌리고, 발사하고. '손맛 좋은' 게임들.
리얼임팩트 M810 게이밍 소총 컨트롤러
솔직히 말하면 K2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전우들 회상하면서 추억팔이도 하고, 소총의 묵직한 손맛도 그리웠고. 하지만 M810도 좋다. 플라스틱 재질이라 가벼운 편이지만 그래도 1.8kg으로 제법 실제 같다. 크기도 K2와 흡사해 견착했을 때 익숙함이 느껴진다. 흔한 비비탄 총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PC 게임용 컨트롤러다. PC와 연동되니 마우스로 써도 된다.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PC에 리시버를 꽂으면 그만인데, 리시버를 탄알 모양으로 만들었다. 소총 안에는 9축 모션센서가 탑재됐다. 소총을 들고 움직이면 모션센서가 위치를 인식한다. 미세하게 움직여도 각도를 감지한다. 숨만 쉬어도 움직이는 수준이다. 따라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사용법은 실제 소총과 동일하다. 방아쇠를 잡아당기면 된다. 격발 모드는 단발과 연발만 있다. 3점사가 없는 건 아쉽다. 그래도 그립감은 최고다. 그립한 상태에서 중지가 닿는 자리에는 줌인, 줌아웃 버튼이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 특수 버튼들, 무빙 버튼, 조준 정렬 버튼 등 FPS에 필요한 주요 버튼은 모두 있다.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반동이다. 탄피 배출구 안에 모터가 있어서 방아쇠를 잡아당기면 모터가 반동을 만들어낸다. 실제 사격만큼 반동이 큰 것은 아니지만 제법 몸이 밀린다. 그 외에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옛날 게임이든 요즘 게임이든 소총 들고 돌격할 수 있다.
레고, 테크닉 맥라렌 세나 GTR
레고는 손맛이다.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레고는 손에서 시작해 손으로 끝난다. 조각을 가지고 순서를 맞춰가며 조립하는 것이니 계산을 잘해야 하겠지만, 손으로 레고 브릭을 ‘꾹꾹’ 눌러가며 조립하는 것은 손가락의 압력을 이용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적게는 수십 개의 브릭, 많게는 수천 개에 이르는 레고 브릭을 맞춰가다 보면 손바닥에 동그란 레고 자국이 남기도 한다. 손끝이 아려온다면 잠시 쉬라는 신호다. 쉬면서 조립된 형체를 보고 감탄하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레고 조립은 무아의 세계로 들어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잡생각을 떨치고 싶다면, 손끝의 감각을 세우고 브릭들을 맞춰가자. 레고는 머리를 비우고 싶어 하는 어른들을 위해 테크닉 시리즈를 선보였다. ‘레고 테크닉 맥라렌 세나 GTR’은 맥라렌 중 F1 레이싱카 다음으로 빠른 슈퍼카 맥라렌 세나 GTR을 세밀하게 구현한 모델이다. 다이캐스트 못지않다. 실제 모델의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 맥라렌 특유의 걸윙 도어가 생생하다. 피스톤이 작동하는 V8 엔진과 바퀴 조향 휠을 움직여 트랙 주행도 연출 가능하다. 총 8백30개 브릭으로 구성됐으며, 8백30번 꾹꾹 눌러줘야 한다.
트러스트마스터, T300RS
손맛 좋은 게임기만 고르려고 했는데, 이건 ‘발맛’도 있다. 트러스트마스터의 T300RS는 금속 페달까지 갖춘 레이싱 휠 세트다. 페달이 금속 재질이라 실제 자동차와 동일한 수준의 저항 제동 시스템을 제공한다. T자형 스티어링 휠은 간결하다. 필요한 버튼만 있고, 불필요한 치장은 없다. 게임 기기라고는 하지만 레이싱 게임에 임하는 게이머의 마음은 진지한 법. 스티어링 휠의 회전 각도는 최대 1080도이며 이중 벨트 시스템으로 높은 탄력을 드러낸다. 급커브 구간에서 운전대를 확 잡아 돌려도 ‘쫀쫀’하게 감긴다. 묵직한 무게감은 고속 주행에서도 정확한 조향을 돕는다. 진동? 그건 기본이다. 노면 상태에 정확히 반응한다. 아스팔트의 질감이 손바닥을 타고 등허리까지 전해진다. 정교한 레이싱을 위해 큼직한 시프트 기어를 장착했다. 역시 금속으로 만들어 잡아당기는 맛이 실제 레이싱카 못지않다. 분리형 휠로서 기본 형태는 플레이스테이션 패드에 맞췄지만, 경주 휠과도 호환된다. 페라리의 F1 전용 휠과 교체할 수도 있는 것이다. 페라리는 없지만 페라리를 실감나게 경험할 순 있다.
세가, 아스트로 시티 미니
한창 오락실 다니던 시절, 늘 궁금했다. 왜 조이스틱은 부서지지 않는가. 다들 저렇게 온 힘을 다해 두들기는데. 힘의 상징 오락실 게임기가 부활했다. 지난해 12월 세가는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아스트로 시티 미니를 출시했다. 원 캐비닛 형태이며, 매끄럽게 마감했다. 실제 오락실에서 보던 캐비닛과 다르지 않다. 아니 크기는 많이 다르다. 실제 캐비닛의 6분의 1 크기로 폭 13cm에 높이는 17cm다. 조금 큰 스마트폰 정도 된다. 작은 스틱이라 두 손가락으로 앙증맞게 잡아야 한다. 하지만 조작감은 그대로다. 모양새는 다소 귀엽지만 봐줄 건 없다. 힘껏 잡아당기고, 돌리고, 흔들어도 잘 버틴다. 긁고 두들겨도 피드백이 바로 올 정도로 정확하며 탄성도 뛰어나다. 터치스크린을 매만지는 게임과는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이 다르다. 버추어 파이터를 하다 보면 직접 싸운 것처럼 씩씩댄다. 아스트로 시티 미니에는 원더보이, 수왕기 등 세가의 전설적인 게임 37종이 수록됐다. 동전 넣고 싶다.
GUEST EDITOR : 전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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