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셧다운에서 살아남기

서울문화사 2021. 2.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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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구글이 사라진다면? 지난해 12월 14일 구글 '먹통사태'가 발생했다. 구글 검색은 물론이고 유튜브, 지메일, 플레이스토어, 구글포토 등 구글 서비스들이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전 세계가 심각한 불편을 겪었을 정도로 우리는 구글에 의존하고 있다. 구글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대안 서비스 9개를 모았다. 이것만 있으면 구글이 사라져도 괜찮다.


이메일 ProtonMail

만약 유튜브도 안드로이드도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면, ‘지메일’도 이용 가치가 없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지메일의 큰 저장 공간은 매력적이지만,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도 15GB의 이메일 저장 공간은 제공된다. 사실 지메일을 대체할 메일 서비스는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 스위스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으로 만들어진 프로톤메일은 독특한 전자 우편함이다. 무료 버전으로 사용하면 계정 크기가 500MB밖에 안 된다. 터무니없이 작지만 전 세계적으로 꽤 많이 사용되며, 주로 스파이나 익명의 제보자 관련 기사에서 프로톤메일 계정이 표시된다. 프로톤메일은 철투철미한 보안이 적용된 메일 계정으로, 스위스의 개인정보보호법을 따른다.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에 사서함 암호까지 넣어야 로그인이 이루어지며, 가입자의 IP조차 기록되지 않는다.


클라우드 pCloud

구글드라이브의 가장 오래된 대항마는 드롭박스다. 그다음 대항마가 피클라우드다. 피클라우드는 무료 클라우드 서비스로 최대 20GB의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기본은 10GB지만 친구 추가를 하면 10GB 더 준다. 구글드라이브가 무료로 제공하는 저장 공간보다 5GB 크다. 가성비 측면에서도 피클라우드가 우세하다. 구글드라이브는 월 2천4백원을 지불하면 100GB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지만, 피클라우드는 1백75달러(한화 약 19만2천원)을 내면 500GB를 평생 쓸 수 있다. 용량은 거거익선이다. 큰 용량을 다룬다면 2TB를 사용해야 할 거다. 구글드라이브에서 2TB는 1년 10만원이고, 피클라우드 2TB는 3백50달러(한화 약 38만4천원)를 내면 평생 쓸 수 있다. 그 외에도 피클라우드는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파일 크기를 제한하지 않으며, 보안성도 뛰어나다. 높은 수준의 암호화 서비스를 제공해 해킹으로부터 데이터가 철벽 방어된다.

 

사진 Moments

구글포토보다 나은 대체 클라우드는 없다. 구글포토는 업로드 속도가 빠르고,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사진을 올리고, 사진들을 자동으로 분류한다. 강점은 스토리지가 무제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포토는 지난해 무제한 서비스를 종료했다. 구글포토에 있는 사진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난항이었다. 대안으로 거론된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자동 분류 기능이 시원찮거나, 스토리지 용량이 적었다. 더 큰 공간을 쓰려면 유료 결제는 필수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개인용 네트워크 저장장치인 나스를 사용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시놀로지의 나스에는 구글포토와 비슷한 모멘트라는 앱이 있다. 스마트폰의 사진을 자동으로 백업하는 모멘트는 사진을 압축하는 구글포토와 달리 원본 사진을 백업한다. 기능도 다채롭다. 사진과 동영상을 자동 스캔해 360도 파노라마 사진으로 조합하고, 인물을 식별하며,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자동 분류도 지원한다. 저해상 이미지를 올리면 자동으로 해상도를 높여주는 기능은 구글포토보다 낫다.

브라우저 Firefox

크롬은 가장 널리 쓰이는 인터넷 브라우저다. 새로운 기기에 설치된 크롬에 로그인하면 기존 크롬에 저장된 내 정보를 불러올 수 있어, 기기 제한 없이 자유롭게 내가 쓰던 인터넷 브라우저 환경을 연속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내 개인 정보가 노출돼 다른 기기에서도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크롬은 메모리를 많이 사용해 무겁다는 지적도 있다. 구글의 무분별한 애드센스는 덤이고. 파이어폭스에는 애드블록(ADblock)이라는 기능이 있다. 불필요한 광고를 막아주어 깨끗한 인터넷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보안성도 탁월하다. 파이어폭스는 웹사이트의 데이터 변조나 도용을 막는 사이트 격리 기능을 제공한다.


검색 엔진 DuckDuckGo

검색 기록을 공개하는 것만큼 수치스러운 게 있을까. 애초에 수치스러울 것들을 검색하지 않으면 되는데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다. 그러니 구글 검색 내역은 구글과 나만 아는 비밀에 부쳐야 한다. 그런데 구글이 못 미더울 때가 있다. 인터넷을 하다 보면 내가 검색한 내용을 바탕으로 맞춤 광고가 뜰 때다. 현대차를 검색했다면 현대자동차리스 광고가 표시되는 것이다. 화상회의같이 화면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서 낯 뜨거운 광고가 뜬다면, 다들 내가 뭘 검색했는지 알게 된다. 사직서 각이다. 검색 엔진 덕덕고의 장점은 개인 정보 보호다. 구글처럼 레지스트리에 내 검색 기록을 저장하지 않으며, 사용자를 추적하지도 않는다. 덕덕고의 검색은 비공개로 이루어지며 추천을 차단하고, 사이트 암호화도 이루어진다. 형태는 구글과 유사하다. 검색한 단어와 유사한 검색어를 제시하고, 이미지, 동영상, 뉴스 옵션도 제공한다. 하지만 무엇도 기록하지 않고 추적하지 않는다. 오리는 배신하지 않는다.


캘린더 비지니스 달력 2 프로

구글캘린더는 캘린더 앱의 표준과도 같다. 컬러 태그를 달거나, 일정을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로 보는 것, 주요 일정을 반복하는 것 등. 표준화된 구글캘린더에서 기능을 한두 가지 더 첨가한 캘린더 앱들이 있다. 그중 ‘비지니스 달력 2 프로 버전’은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캘린더다. 캘린더의 색상을 바꾸고,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 위젯을 만들어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하는 건 기본이다. 세밀한 설정도 지원한다. 한 주를 시작하는 시점, 하루 시작과 끝 시간 등 사용자가 맞춤형 달력을 만들 수 있고, 즐겨찾기 기능을 활용해 달력에 탭을 표시할 수 있다. 미팅 일정만 모아놓은 탭을 만들고, 탭을 눌러 미팅 일정만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캘린더 불러오기 기능은 당연히 지원한다.

 

앱마켓 원스토어

지난해 구글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한다고 밝혔다. 수수료 30%를 감당할 수 있는 개발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대안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대신 다른 앱마켓을 이용하는 것이다. 원스토어는 국내 통신사 3사와 네이버가 협력해 만든 안드로이드 기반의 앱마켓이다. 흔히 토종 앱마켓이라 부른다. 원스토어의 결제 수수료는 20%로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수수료 30%보다 저렴하다. 인앱 강제 결제 의무도 없다. 개발사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원스토어를 선호할 만하다. 소비자는 어떨까. 원스토어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할인과 쿠폰 이벤트가 많고, 통신사 멤버십이나 문화상품권, 네이버페이 등을 사용할 수 있어 알뜰한 앱 생활을 보장한다.


지도 OpenStreetMap

오픈스트리트맵은 이름에서 추측되듯 오픈 형식의 지도로서 누구나 지도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오픈스트리트맵은 지도 제작 방법이 쉬워 게임하듯 몰입해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도를 보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드는 재미까지 더한다. 또한 지도 회사에서 업데이트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지역 정보를 직접 수정하기에 지도 업데이트 속도도 빠르다. 기존 지도 서비스 회사들도 지도 제작에 활용하는 정보로 정확도는 신뢰할 만하다. 디자인이 기존 지도 앱들에 비해 투박하지만 시인성은 좋다.


문서 도구 Zoho Docs

조호는 오피스 툴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클라우드 스토리지나 업무 협업 툴, 이메일 등 회사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툴을 제공한다. 구글 문서 도구의 장점이 다양한 구글 서비스들과의 연동이라면, 조호 역시 구글 못지않은 다채로운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나 문서 공유와 수정, 협업 툴 등이다. 구글이 못하는 것을 조호는 한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작업할 수 있다. 데스크톱에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사용하다가 온라인에 접속해 동기화하고, 파일 및 폴더째 공유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EDITOR : 조진혁, 이예지 | GUEST EDITOR : 정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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