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철새도래지..관리하랬더니 "더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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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낙동강을 찾는 고니와 큰고니가 4천 마리가 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낙동강 하구 일대는 철새로 장관을 이뤘는데요.
지금 낙동강을 찾는 철새는 얼마나 될까요? 날개 길이가 50cm인 고니는 10년 전부터 낙동강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고니보다 날개 길이가 10cm 정도 더 긴 큰고니, 4년 전부터 1천 마리 남짓만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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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하구, 보존 대신 파괴에 앞장선 행정기관
한해 낙동강을 찾는 고니와 큰고니가 4천 마리가 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낙동강 하구 일대는 철새로 장관을 이뤘는데요. 낙동강 일대, 꼭 보존해야 할 생태학적 가치가 있음을 방증했습니다.
하지만 15년 전 이야기입니다.
지금 낙동강을 찾는 철새는 얼마나 될까요? 날개 길이가 50cm인 고니는 10년 전부터 낙동강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고니보다 날개 길이가 10cm 정도 더 긴 큰고니, 4년 전부터 1천 마리 남짓만 찾아옵니다.
■ '불법인 걸 알고도'…낙동강 또 무단침입한 부산시
고니 개체 수 유지를 위해 힘써야 하는 부산시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문화재보호구역 무단출입을 일삼고 있기 때문인데요.
낙동강관리본부는 지난달 20일 청소를 이유로 전동선을 무단으로 운항했습니다.
문화재청의 경고가 있었지만 이로부터 일주일 뒤, 한국수자원공사의 수질 검사 선박이 낙동강에 나타났습니다. 역시 불법입니다.
이번 달 3일엔 부산시 관광진흥과의 생태탐방선이 선박 정상 작동을 확인한다며 낙동강을 무단 침입했습니다.
취재진이 포착한 것만 이렇습니다. 이들은 공무 수행을 이유로 낙동강에 출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은 철새 도래 기간인 11월부터 3월까지 '낙동강 출입 신청' 자체를 허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관계자들은 "매년 이렇게 해왔다", "일 년에 한번 하는 검사다"라는 황당한 답변도 했습니다. '매년 불법을 저질렀다', '일 년에 한번 하는 검사를 철새 도래 기간에 골라 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더 황당한 건, 부산시가 직접 대저생태공원 등에 출입 경고 현수막을 걸었다는 사실입니다. '진동과 소음은 철새에게 치명적이니 무단출입을 금지한다, 어길 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징역 5년 이하 5천 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입니다.
결국, 불법임을 안내하면서 무단출입을 수차례 한 겁니다.
■ "부서가 달라서"…문화재보호법 팽개친 '문화재청'
그렇다면, 문화재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부산시를 고발 조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같은 부서가 아니어서 경고 조치를 하고 이후 또 하면 고발하겠다"고 합니다. 낙동강관리본부의 무단 침입 이후, 관광진흥과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같은 불법을 저질렀는데 경고만 또 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부산시 누리집을 보면 낙동강관리본부와 관광진흥과는 모두 부산시 조직입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해도 부산시는 이미 3차례나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환경단체는 "부산시 내에 선박을 가진 담당 부서가 모두 돌아가며 불법을 저질러도 같은 부서가 아니라는 이유로 봐줄 셈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고니 개체 수 감소 이유, 가까이서 찾아볼 때
큰고니 입장에서 부산시의 무단 침입을 생각해봤습니다. 툰드라, 알래스카 지역에서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날아왔는데 진동과 소음을 내는 전동선이 꾸준히 찾아옵니다. 수질 오염으로 수초를 먹는 큰고니에겐 아무래도 먹이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깜짝깜짝 놀라 날아야 합니다.
부산대 조경학과 홍석환 교수는 "큰고니는 한 번 날면 온종일 먹으며 쌓은 에너지 20%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결국, 배를 곯은 상태에서 날갯짓은 자살행위인 겁니다.
부산시는 오늘도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를 찾는 고니의 절반이 부산을 찾는다고 홍보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법까지 저지르며 고니 떼를 날려 보냅니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낙동강' 우리는 이 수식어를 언제까지 누릴 수 있을까요?
이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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