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시험 대리응시' 한국인·중국유학생 일당 1심 벌금형

법원, 한국인·중국인 일당에 벌금 500만원 선고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한국어능력시험에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신해 응시한 한국인 대학생들과, 대리응시를 부탁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수정 판사는 대학생 김모씨(21)와 정모씨(22), 중국인 유학생 A씨(20), 우리나라로 귀화한 B씨(23)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나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했던 중국인 유학생 A씨와 C씨는 또 다른 중국인 유학생 D씨에게 대리시험을 봐줄 사람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D씨는 친척 B씨에게 상의를 했고,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교 후배인 정씨에게 대리시험을 봐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정씨는 친구 사이인 김씨와 함께 A씨와 C씨를 대신해 173만원을 받고 대리시험을 보기로 했다.

이들은 대리 응시에 필요한 외국인등록증을 전달받아 지난해 1월 실시한 제68회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했다. 김씨의 경우 대리응시가 들통이 났으나, 정씨의 경우 시험이 끝날 때까지 발각되지 않았다.

김씨 등 대리시험을 공모한 6명 모두 재판에 넘겨졌으나, C씨는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고, D씨는 중국으로 출국해 김씨 등 4명에 대해서만 선고가 이뤄졌다.

이 판사는 "죄질이 매우 나쁘고 정씨의 경우 대리시험 응시에 성공하기까지 해 한국어능력시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 신분으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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