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면 12명, 올 설엔 차례도 세배도 안해요"

정한결 기자 2021. 2.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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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민족대이동이 사라지면서 설 명절의 풍습도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세배·차례 사라지고'온라인 참배' 확산━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윤모씨(31)는 올 설은 차례를 지내지 않을 계획이다.

해마다 큰집인 박씨의 집에서 작은집 가족들 4명이 찾아와 차례 대신 예배를 드렸지만 올 설은 초대를 안하기로 했다.

━대가족 어렵다면 소규모로차례 안된다면 세배라도━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모임은 유지하겠다는 시민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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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설 대이동은 없다]'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피하기 위해 영상통화 이용도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설연휴, 찾아뵙지 않는게 '효'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여파로 민족대이동이 사라지면서 설 명절의 풍습도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면서 거주지가 다르면 가족이라도 5인 이상 모일 수 없어서다. 시민들은 4인 이하 소규모로 모이거나 '랜선 모임'으로 이를 대체할 예정이다.
세배·차례 사라지고…'온라인 참배' 확산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윤모씨(31)는 올 설은 차례를 지내지 않을 계획이다. 해마다 설과 추석은 물론, 한식 등 주요 절기마다 큰집에서 12명이 모여 제사를 챙겼지만 이번에는 세배조차 올리지 않는다. 큰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65세를 넘긴데다가 4살 아이도 있어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서다.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선산에는 윤씨네만 따로 방문하고, 큰집 등에는 카카오톡과 영상통화 등으로 안부를 전하기로 했다. 윤씨는 "(평년에는)제사를 드리고 가족들과 이야기하다가 집에 왔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거의 6개월 넘게 가족들 얼굴도 못 봐서 좀 안타깝다"고 밝혔다.

구로구에 사는 박모씨(59)도 세배와 예배를 포기했다. 해마다 큰집인 박씨의 집에서 작은집 가족들 4명이 찾아와 차례 대신 예배를 드렸지만 올 설은 초대를 안하기로 했다. 박씨는 "모이면 기본 4명 이상"이라면서 "안타깝지만 올해는 통화만 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립묘지도 비대면으로 전환한다. 서울 현충원 등 국립묘지 11곳은 설 연휴기간인 11일부터 14일까지 현장 참배를 중단한다. 기일 등의 불가피한 경우에만 사전 예약을 받아 허용된다. 대신 유족들은 집례관·의전단이 묘소를 찾아 대신 헌화 및 참배를 한 사진을 받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에서 운영 하는 'e하늘 장사정보'에서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국내 한 IT기업은 화상으로 가족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설 연휴 기간 영상 회의 플랫폼을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간편식 명절 제수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가족 어렵다면 소규모로…차례 안된다면 세배라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모임은 유지하겠다는 시민들도 있다. 대학생 민모씨(25)는 종손인 아버지를 따라 충북 진천에서 '4인 차례'를 올릴 계획이다.

코로나 전에는 15~16명이 모여 차례를 드렸지만 이제는 가족별로 내려가 할머니를 뵙기로 했다. 민씨와 아버지·어머니가 첫날 방문해 차례를 올리고 떠나면, 둘째날에는 작은 아버지 가족이 방문하는 식이다.

민씨는 "코로나 이후 차례상도 간소하게 줄여 준비가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모임금지는 정부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충남 서천에 거주하는 백모씨(65)도 올 설에는 공주에 계신 어머니께 세배만은 직접 올리기로 했다. 해마다 차례를 드리던 큰집이 코로나를 이유로 모이지 말자고 제안하면서다.

큰집 역시 공주에 있지만 고령인 어머니만 찾아뵙고 다른 가족들은 전화와 문자로만 안부를 전할 예정이다. 백씨는 "아내도 가지 않고 나만 홀로 갔다올 예정"이라면서 "주위에서도 다 요즘 차례는 지내지 말자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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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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