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못 하고 초과 노동해도 수당은 '0'
[앵커]
정해진 근로시간을 넘겨 일하고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각종 초과 근로 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하소연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홍진아 기자가 만나 들어 봤습니다.
[리포트]
시외버스기사 조강진 씨는 지난해 미사용 연차 수당 등 8백만 원 가까이 받지 못했습니다.
조 씨를 포함해 이 회사 버스 기사 30여 명의 각종 수당과 상여금 체불액은 2억 8천만 원이 넘습니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사측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밀린 수당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조강진/버스 운전기사 : "휴무 기간에 대리운전하는 사람, 또 도시락 배달하는 사람도 있어요. 민사(소송) 한다 해도 1심, 2심이 있고 마지막 대법원 판결이 있고 이런데 그때까지도 돈 안 줄 거라고요. 시간을 느긋하게 끌면서..."]
["책임자를 처벌하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이 연장근로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사측을 지방노동청에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초과근로를 해도 회사 눈치가 보여 연장근로 수당을 청구할 수 없는 날이 적지 않았고, 사측에서 퇴근 기록을 찍은 뒤 근무해 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주장합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음성변조 : "(연장 근로할 때) '비콘'(근태 기록)을 미리 찍고서 일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눈치를 봐야 하니까 기사들이 참고 손해를 보고 넘어가서..."]
회사 측은 제빵기사가 1분이라도 수당 신청을 하면 다 지급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수당 지급에 문제가 있었는지 자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
서울 종로의 작은 공장에서 귀금속을 만드는 세공 노동자가 홀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야근이 잦아도 수당은 못 받습니다.
'포괄임금'으로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에섭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노동시간이 얼마인지 정확한 산정이 어려운 경우, 연장근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으로 일괄 지급하는 걸 말합니다.
[김○○/귀금속 세공노동자/음성변조 : "'급여 얼마' 이렇게 정하면 야근 수당 없고, 포괄적으로... 저희 계통이 다 그런 식이에요."]
이런 포괄임금제가 정당한 대가 없는 장시간 노동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김근주/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장시간 노동이 상당히 만연화돼 있다고 하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업무에 대한 근로시간 관리를 (사업주가) 기본적으로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노동자가)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했을 때 증명할 수가 없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에서 장시간 노동과 임금체불을 막기 위해 포괄임금제를 규제하고, 출퇴근 시간 의무기록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서다은/그래픽:최창준/영상제공: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금속노조 주얼리분회
홍진아 기자 (gi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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