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귀에 취향저격" 2021년 음원 플랫폼의 'DJ대결'..승자는 누구

김근욱 기자 2021. 2. 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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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튜브 뮤직'의 성장.. 음악 추천은 글로벌이 한수 위
국내 플랫폼, '특색' 갖춘 DJ를 만드는 것이 핵심
8일 진행된 스포티파이 기자간담회에서 이스라 오메르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가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1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의 'DJ 대결'이 막을 올렸다.

93개국 3억4500만명 이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 8일 진행된 국내 첫 기자 간담회에서 이들이 강조한 경쟁력은 '개인화'(personalization)다. 이용자의 선호 장르·박자·음악 길이 등 수백 개의 항목을 분석해 마치 DJ처럼 '개인 맞춤형 음악'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음원 시장에서 개인화 서비스는 '기본'이다. 이미 국내 플랫폼 멜론부터 지니, 플로, 벅스까지 등 대부분이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음악 추천 기술'을 내걸고 국내 플랫폼와 글로벌 플랫폼의 '뺏고 뺏기는' 시장 점유율 전쟁이 예고된 가운데 이용자들은 이제 평범한 수준의 노래 추천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Δ아티스트 발굴 Δ노래 배달 등 '특색' 있는 DJ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000님이 좋아할 음악입니다"…음원계, 너도나도 '큐레이션'

지난해 12월, 국내 시장점유율 1위 멜론은 모바일 6.0 버전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홈 화면'의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홈 화면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한 '음원 차트'를 없애고 '000님이 좋아할 음악'을 배치한 것이다.

이는 이용자의 감상 이력과 선호도, 클릭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만든 '개인 추천 목록'이다. 멜론 관계자는 "개편의 핵심은 개인화의 강화"라며 음악 추천 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4일, NHN 벅스도 24시간 맞춤형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24/7’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24/7’은 하루 24시간 7일 내내 음악과 함께한다는 뜻이다.

이 또한 이용자의 청취 기록을 바탕으로 취향을 파악해 곡을 추천하는 개인화 서비스다. 벅스 측은 "사용자가 멈추기 전까지 24시간 재생되어 끊김 없는 스트리밍이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큐레이션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니뮤직의 AI 큐레이션인 '뮤직컬러', 플로의 개인 맞춤형 차트인 '내 취향 MIX' 등 업계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큐레이션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튜브 뮤직 홈 화면에 여러 개의 '이용자 맞춤 목록'이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 뮤직 캡처) © 뉴스1

◇ 2020년 '유튜브 뮤직'의 성장… 음악 추천은 글로벌이 한수 위

하지만 이같은 업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음악 추천 기능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플랫폼은 '유튜브 뮤직'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서베이가 전국의 1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점유율 1위를 기록중인 멜론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 이유는 '익숙함'이 82.4%로 압도적이었다. '내게 맞는 음악 추천을 잘해줘서'의 응답율은 7.6%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지니'와 '플로'의 경우 '할인·제휴 프로모션이 있어서'가 각각 70.3%, 80.5%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역시 음악 추천 기능을 인정하는 이용자는 낮았다.

유튜브 뮤직 서비스는 달랐다. '많은 음악이 있어서'가 41.7%로 가장 높았고, '내게 맞는 음악 추천을 잘해줘서'가 30%라는 긍정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유튜브 뮤직은 2016년 국내 출시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멜론, 지니, 플로에 이어 시장 점유율 4위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결국 이용자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저렴해서' 또는 '익숙해서' 이용하고 있었다. '음악 추천 기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 그 데이터를 이용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능력이 압도적이었다.

◇ '특색' 갖춘 DJ를 만드는 것이 핵심

이러한 분석 결과를 고려할 때, 7천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가졌고, 이를 학습하는 최첨단 AI 기술을 가진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은 상당하다.

멜론·지니·플로 등의 국내 플랫폼과 유튜브 뮤직·스포티파이 등의 글로벌 플랫폼의 보여줄 '뺏고 뺏기는' 점유율 대결이 주목되는 이유다.

최근 스포티파이를 경험한 이용자들은 국내 플랫폼이 갖추지 못한 '특색'을 글로벌 플랫폼이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플랫폼도 Δ조명받지 못한 아티스트 발굴 Δ특정 시간 노래 등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째 지니를 이용하는 강모씨(30대·여·직장인)은 "국내 플랫폼 2~3곳을 번갈아 이용해봤는데 사실 국내 음원 플랫폼은 종류나 이용 가격 등 대부분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모두 음악 추천 리스트를 제공하는데 그마저도 다 비슷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티파이의 경우 금요일은 즐겨듣는 가수의 신곡을, 월요일엔 나를 위한 추천곡을 '배송' 해준다는 느낌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멜론을 이용중인 강모씨(30대·여·직장인)도 스포티파이를 경험한 후 "'신곡 레이더'를 통해 새로운 신인을 발굴하는 기능이 있었다. 마치 모바일의 '뮤직뱅크' 같았다"며 "국내 플랫폼도 일반적인 DJ 기능을 넘어 각자의 '특색'을 갖추면 좋겠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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