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Go!"..'공공의 적' 된 이재명의 이유 있는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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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창하는 '기본소득'을 두고 정치권이 연일 요란하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보수 야권 대선주자들에게 "사회주의 포퓰리즘"이라고 비판 받은 데 이어, 여권 주자들에게도 난타당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재산, 소득, 나이, 직업 유무 등과 상관 없이 모든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을 주는 제도다.
기본소득은 이미 '대선주자 이재명'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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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고 한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실험적으로 실시하기엔 적절치 않다.”
정세균 국무총리, 4일 블룸버그 인터뷰
“기본소득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 미국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2일 기자들과 문답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창하는 ‘기본소득’을 두고 정치권이 연일 요란하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보수 야권 대선주자들에게 “사회주의 포퓰리즘”이라고 비판 받은 데 이어, 여권 주자들에게도 난타당하고 있다. 8일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이 지사를 조준했다.
이 지사가 ‘외로운 공공의 적’이 된 모양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움츠러들긴커녕 하루 한 번 이상 페이스북에 기본소득 관련 글을 올려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일까.
"연 100만원, 얼마든지 가능하다" 직진 본능
기본소득은 재산, 소득, 나이, 직업 유무 등과 상관 없이 모든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을 주는 제도다. 이 지사는 이달 7일 페이스북에서 “1인당 연간 100만원(분기별 25만원) 기본소득 지급은 결단만 하면 몇년 안에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민 1인당 연간 100만원씩을 지급하려면 총 52조원의 정부 예산이 필요하다. 올해 예산(558조원)의 약 10%에 달하는 막대한 액수다. 이 지사는 '하면 된다'는 태도다. 26조원은 일반 예산 절감으로, 나머지 26조원은 연간 50조∼60조원 수준인 조세 감면을 절반으로 축소해 조달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국가 재정을 뿌리부터 재설계하자는 과감한 구상이다. '외국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적이 없다'는 반론이 나오지만, 이 지사는 끄떡하지 않는다.
기본소득은 시대 정신? 맞을 수록 뜬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인지상정의 문제가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0년 만에 경기 성남시장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뛰어 오른 이 지사에겐 '이기는 길'을 찾는 동물적 감각이 있다. 그는 '기본소득은 잃을 게 없는 싸움'이라는 계산을 마친 듯하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적 불평등이 극심해질수록 보편 복지 찬성 여론이 커질 것이다. 기본소득이 잠깐 달궈졌다 식을 이슈가 아니라는 얘기다. 여권 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이 앞다퉈 현금성 지원책을 내놓고, 나경원 전 의원의 ‘1억원 이자 혜택 지원’을 둘러싼 공방이 거센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지급된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민주당의 총선 압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정치권의 정설이다.
이 지사는 '여의도 아웃사이더'다. 기득권력을 상징하는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에게 협공당하는 구도 자체도 나쁘지 않다. 더구나 '돈을 주자는 이재명과 주지 말자는 다른 주자들의 대결' 프레임이라면, 이 지사에게 크게 불리할 게 없다. 기본소득은 이미 ‘대선주자 이재명’의 상징이 됐다. 실현 가능성과 상관 없이, 이제 와서 후퇴하면 '이재명의 항복'으로 해석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 지사의 경쟁자들이 기본소득을 때릴수록 국민들은 기본소득을 중요한 이슈로 인식하게 되고, 이 지사의 주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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