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결국 빈손으로.. "우한 연구소·시장 코로나 기원지 아냐"

박유빈 2021. 2.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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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찾기 위해 중국 우한에 갔으나 현지 조사로 바이러스 기원을 밝히지 못했다.

WHO 전문가는 우한이 아닌 외부 유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콜드체인(냉동식품 운송)'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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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찾기 위해 중국 우한에 갔으나 현지 조사로 바이러스 기원을 밝히지 못했다. WHO 전문가는 우한이 아닌 외부 유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콜드체인(냉동식품 운송)’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을 이끄는 식품안전과 동물질병 전문가 피터 벤 엠바렉이 9일 우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지 조사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었지만 코로나19에 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바꾸진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기원을 찾는 데 실패한 것이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일축했다. 엠바렉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것이라는 가설은 가능성이 극히 낮아 관련 추가 조사는 필요하지 않다”며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방문한 결과 이곳에서 무엇도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우한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바이러스가 기원했을 가능성도 배제했다. 이곳은 감염병 발생 초기에 환자가 많이 발생한 곳이다. 엠바렉은 화난수산물시장 밖에서도 전파가 많았다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시장 내 다른 사람을 감염시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엠바렉은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냉동식품을 통한 감염병 확산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엠바렉은 “중간숙주 동물을 통해 인간에 전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박쥐, 천산갑 등을 꼽았다. 그는 중국이 수입한 냉동식품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가능성도 제기하며 콜드체인으로 운송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런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는지까지는 잘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러시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에서 수입한 냉동 해산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수입 냉동식품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코로나19 대응전문가 패널인 량완녠 칭화대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 코로나19가 냉동식품을 통해 장거리 운반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엠바렉은 “(우한에서의 조사가) 우리가 전에 세운 가설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는가”라고 자문한 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이해를 향상시켰나, 우리의 가설에 세부적인 내용이 추가됐는가”라며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로 새로운 정보는 얻었어도 코로나19 기원을 찾거나 코로나19 이해도를 크게 높이지는 못했단 것이다. 조사팀의 도미닉 드와이어는 코로나19의 기원을 완전히 파악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WHO 조사팀은 지난달 14일 우한에 도착해 2주간 격리를 마친 뒤 우한 화난수산물시장과 바이러스연구소 등을 방문했다. 앞서 중국이 주장해온 듯이 량 교수는 이날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견되기 전에 다른 지역에서 먼저 전파됐을 수 있다며 2019년 12월 전에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상당한 규모로 퍼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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