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어른도 신불자 만드는데 ..중학생이 본인 신용카드 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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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의 신용 카드를 빌려 쓰거나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했던 청소년들.
오는 6월부터 만 12세 이상이면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법에 따라 신용카드는 만 19세 이상 성인만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미성년자라도 부모가 신청 시 자기 이름의 신용카드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한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용카드의 결제 과정, 분실시 대처 방안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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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마 아빠의 신용 카드를 빌려 쓰거나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했던 청소년들.
오는 6월부터 만 12세 이상이면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혁신금융서비스의 일환인데요
지금까지는 법에 따라 신용카드는 만 19세 이상 성인만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미성년자라도 부모가 신청 시 자기 이름의 신용카드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부모가 본인인증을 거쳐 자녀의 정보를 입력하면 카드사가 자녀와 통화 후 비대면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해주는 구조인데요.
교통·문구·서점·편의점·학원 등에서만 긁을 수 있고, 월 10만 원(건당 5만 원) 이내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부모가 요청한다면 이용 한도를 월 최대 50만 원까지 늘릴 수 있는데요.
업종과 한도가 제한된 것은 혁신금융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미성년자의 카드 남용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금융위는 "금융거래 편의성을 제고하고 신용카드 양도·대여 관행을 개선하며 중·고등학생이 건전한 소비지출 습관 형성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는데요.
2년간 시범 운영한다는 방침에 따라 삼성카드, 신한카드가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일부는 2002년 경제력이 떨어지는 대학생에게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던 '카드대란'을 떠올리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미 10대들이 체크카드 등을 쓰고 있는데 신용카드까지 내줘야 하냐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교육학 박사인 고등학교 교사 김소미 씨는 "청소년들은 경제 활동을 하지 않을뿐더러 경제 관념도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업계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인데요.
권혁찬 삼성카드 선임은 "부모의 신용한도 내에서 가족카드 사용이 이뤄지고, 자녀의 이용 내역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성년자가 신용카드를 갖고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습니다.
보이스 피싱 등 각종 금융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용돈이 모자란 학생들은 일명 '카드깡'의 유혹을 받기 쉬운데요.
이미 도박 등에 빠진 중·고교생을 타깃으로 한 불법 대출이 성행하고 있는 만큼, 신용카드가 이에 악용될 소지도 있습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신용카드가 아이들의 씀씀이를 자극하기 때문에 과소비가 만연하거나 또래 간 위화감을 조성할 위험이 크다"고 짚었습니다.
무엇보다 학교 폭력 가해자가 돈을 상납받는 또 다른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각종 편법과 꼼수가 동원되면 업종 제한 역시 무용지물입니다.
편의점 기프트 카드를 통해 게임머니를 충전, 이를 다시 중고마켓에 내다 파는 식으로 현금화도 가능하죠.
전문가들은 당초 제기된 우려를 불식시키고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업계 차원의 모니터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교와 가정에서 신경 써야 한다는 건데요.
부모가 자녀의 신용카드 명세서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는 것은 기본.
아이들에게 신용카드를 건네주기에 앞서 이와 관련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데요.
한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용카드의 결제 과정, 분실시 대처 방안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이주형 인턴기자 최지항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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