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불과 넉 달 만에 또..10세 여아, 이모집서 '폭행·물고문'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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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영아가 숨진 '정인이 사건'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새해 초 또다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이모네 집에 맡겨졌다가 욕조에 빠져 숨진 10세 여아의 사망원인은 이모 부부의 학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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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와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A양의 이모인 B씨 부부(모두 30대)는 1차 경찰 조사에서 “A양이 말을 듣지 않아 주거지에 있던 플라스틱 재질의 막대기 등으로 전신을 수차례 폭행하고 욕조에 머리를 담그는 등 학대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8일 낮 12시35분쯤 B씨가 주거하는 아파트 화장실에서 B씨의 조카인 A양이 ‘욕조에 빠져 의식이 없다’는 취지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A양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인근 용인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A양을 진찰한 병원 측은 몸에서 멍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B씨 부부를 긴급 체포한 이후 9일 오전까지 1차 조사를 벌여 이들 부부로부터 이러한 내용의 진술을 받았다.
또 이날 오전 A양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했다. 부검의는 ‘속발성 쇼크’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내놨다. 속발성 쇼크는 외상으로 인해 출혈이 다량 발생, 순환혈액량이 감소해 쇼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숨진 A양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사와 직장문제 등으로 친모의 부탁을 받고 이모 부부가 양육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날 이 사건에 대한 신고를 접수한 뒤 용인동부경찰서장 지휘 아래 여청수사팀, 강력팀 등으로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경찰은 B씨 부부의 여죄를 캐고 있으며,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 등은 좀 더 조사를 진행해 봐야 한다”며 “앞으로 수사를 통해 추가로 밝혀지는 범죄사실에 따라 적용할 혐의도 살인으로 변경할 지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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