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20년에도 핵무기·탄도미사일 고도화.. 국제사회 제재 위반"

유엔 對北제재위원회 보고서
"2년간 해킹 4000억 넘게 수익
이란과 미사일 개발 협력 재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시스

북한이 지난해에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 발전시켜 국제사회의 제재를 위반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과 이란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최근 약 2년 새 북한이 해킹으로 얻은 수입만 약 4000억원이란 내용을 담았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이 최근 안보리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하고 핵시설을 유지했으며, 탄도미사일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했다”며 “북한이 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원료와 기술을 계속 해외로부터 수입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지난해 여러 차례 열병식을 통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새로운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를 선보였다고 지적했다.

비록 지난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없었으나 보고서는 “북한이 새 탄도미사일 탄두의 시험 및 생산과 전술핵무기 개발을 위한 준비를 선언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은 2018년 풍계리 핵실험 갱도를 폭파해 핵 폐기 의지를 강조했으나 여전히 해당 지역에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과 이란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 핵 문제를 묻는 질문에 “핵 포기 전 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2018년 9월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일반토의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란과 장기간 비밀리에 협조한 북한은 이란 ‘샤히드 하지 알리 모바헤드’ 연구소의 기술 개발에 협조하고 물품도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