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60만원이라 한 적 없어.. 스페인 여행은 부적절"

野, 생활비 60만원·논문 표절·입법 청탁 의혹 '집중포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도덕성 및 자질검증을 했다. 월 생활비로 60만원을 쓴 것으로 알려진 황 후보자가 어떻게 자녀 유학비용을 마련했고, 해외여행은 어떻게 다녀왔는지 등 의혹에 질의가 쏟아졌다. 논문 표절, 한국수자원공사 입법 청탁 의혹 등 사안도 집중 거론됐다.

◆“60만원이라 한 적 없어”

황 후보자의 ‘월 생활비 60만원 의혹’을 가장 먼저 파고든 건 첫 질의자인 민주당 유정주 의원이었다. 유 의원은 “여행 좋아하시나 보다. 그래도 본회의에 불참하시고 가면 안 된다”고 했다. 황 후보자가 2017년 국회 본회의 기간 중 병가를 내고 가족 동반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점을 지적한 것이다. 유 의원은 “모든 상황을 비춰볼 때 한 달 생활비 60만원이 쉽게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자는 “결과적으로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처음 가족이 해외여행을 갔던 기간에는 본회의가 없었다”면서 “저는 20대 국회 본회의 출석률이 외람되지만 96%”라고 말했다. 이어 “본회의가 잡히지 않아서 원내에 물어봤다. 추경이 여야 간에 합의가 어려우니까 다녀오려면 빨리 갔다 오는 게 좋겠다고 안내를 받고 나갔다”고 했다.

황 후보자는 60만원 의혹에 대해선 “저는 60만원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실제로 따져보면 학비 빼고도 300만원 정도 나온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2011년 황 후보자의 배우자가 학생비자인 F-1비자를, 자녀는 동반가족에 부여하는 F-2비자를 발급받은 점을 거론하며 “유학의 당사자인 배우자는 5년간 학교가 아닌 어학원만 다니고, 자녀가 공립초등학교에 다닌 것을 두고 편법 유학이란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배우자가 학교로 진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황 후보자는 “오디션 보러 간 것”이라고 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체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용 국민의힘 의원에게 생활비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논문 표절 의혹엔 “내가 쓴 것”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활동 시절 박사학위 논문 표절을 했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2017년 9월 국회 연구용역을 수주한 지도교수의 용역보고서를 황 후보자가 영어로 번역한 뒤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지도교수가 작성하고 있는 연구보고서를 사전에 입수해 논문을 영문으로 직역해 학위를 제출한 것을 인정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황 후보자는 “논문은 부족하지만, 감히 실제 표절률을 봐도 25%를 넘어야 하는데 5% 미만”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학위 게이트’라며 이 문제를 집중추궁했지만, 황 후보자는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황 후보자는 수자원공사에 유리한 방향의 입법을 대가로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 이병훈 의원의 질의엔 “진짜로 (후원한 인물이)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 금융계좌가 46개인 점에 대해선 “대부분 소액계좌인데 쓰다 보면 새로 발급하고 나중에 복잡하면 또 정리한다”며 “지금도 몇 개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인 지난달 24일 KBS 열린음악회가 ‘달에게 부치는 노래’라는 곡을 선곡한 것은 문 대통령 생일 축하 의도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관련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지지층에 ‘달님’으로 지칭된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최근 후보자 보좌진이 목동 주민 채팅방에서 활동해 물의가 있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해당 보좌진은 황 후보자의 지역구인 서울 양천구 주민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재개발과 관련해 여당에 유리한 주장을 편 것으로 드러났다. 황 후보자는 “제 보좌관이 부적절한 일을 저질렀다고 본다”고 인정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